지진 겪으며 특정 부위 통증
스트레칭 자주 해 몸 이완
복식호흡도 크게 도움 돼
과도한 미디어 노출도 막아야

▲ 포항 지진발생 엿새째인 20일 오전 지진피해가 적은 학교의 임시휴업이 끝난 가운데 일찍 등교한 포항고등학교 3학년이 친구의 책상을 닦아주며 안부를 묻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지역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주민들은 불안해서 못 살겠다고 한다. 지진으로 인한 공포와 불안 탓이다. 강도가 컸던 만큼 집집마다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연재해 앞에 누가 더 힘들고, 누가 덜 힘들겠느냐 만은 이 난리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수험생 심정은 오죽할까.

국어문제 하나 더 챙겨보기도 바쁜데 수능 당일 지진 행동요령까지 익혀야 한다. 자칫하다간 시험이 무효 처리될 수 있다. 수능 고사장도 바뀌었다. 고사장 밖에는 수십대의 전세버스까지 대기한단다. 시험치다 지진이 오면 경주 등 인근지역 예비 시험장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신경쓰이는 게 한둘이 아니다.

수험생 자녀를 둔 이모(50·북구 흥해읍)씨는 “아이 인생의 첫번째 최대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수능시험을 앞두고 지진이 발생해 지난 한 주간 가족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누구보다 아이가 초조해할까봐 수차례 여진이 있어도 가급적 동요하지 않은 척하며 다독였다”고 털어놨다.

재수생인 조카 걱정에 밤잠까지 설친다는 최모(37·남구 이동)씨는 “가뜩이나 지진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할 텐데 며칠 전부터 장염 증상까지 보여 더 걱정된다”며 “또래 친구들은 한창 대학생활 중인데 재수 결심하고 지난 1년간 마음 고생했던 만큼 올해 수능에서는 제 실력 발휘할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 연기(延期)는 없다. 한 차례 미뤄진 올해 수능은 내일 예정대로 치러진다. 전문가들은 시험을 앞둔 포항 수험생들이 무엇보다 긴장을 풀어야 시험에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진을 겪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몸의 특정 부위에 힘을 줘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스트레칭을 자주 해 몸을 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포항시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 관계자는 “지진 발생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긴장상태가 지속된 수험생들의 스트레스가 크게 증가했을 것”이라며 “불안감 때문에 잠을 설치는 수험생들이 많은데 수면 사이클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긴장감과 스트레스로 밤잠을 설치는 수험생은 30분 정도 가벼운 운동으로 땀을 흘린 뒤 목욕을 하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피는 숙면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심할 경우에는 긴장완화를 위해 복식호흡을 하는 것도 좋다.

복식호흡 순서는 먼저 △편안하게 앉아 한 손은 배에 한 손은 가슴에 얹고 △눈을 감고 다섯을 세면서 코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입으로 숨을 내쉬며 몸에 힘을 쭉 빼고 △배에 얹은 손으로 배가 부드러워지고 있는지 느끼며 △이것을 다섯 번 반복하되 몸이 충분히 이완되지 않으면 조금 더 한다.

수험생 부모는 자녀가 지나치게 자주 지진 소식을 접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SNS를 통해 재난 상황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심리적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다.

수험생들은 오늘밤 무조건 일찍 자는 것이 좋다. 지진보다 무서운 게 지각이다. 늦으면 입실이 안 된다. 지각만 안 하면 다행이다. 수험표와 신분증은 빼먹지 말아야 한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는 집에 두고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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