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부산 사례 취재·분석
`해양관광도시 포항` 로드맵 제안

▲ 포항의 해변을 찾은 대학생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관광·레저는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형 산업이다. 특정 물품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필요치 않은 관광산업은 자연환경에 아이디어를 더하는 것으로 목적한 효과를 이룰 수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물론, 기대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물적 투자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포항은 운 좋게도 `맑고 푸른 바다`와 `경관이 수려한 산`이라는 자연환경을 이미 갖추고 있다.

영일대해수욕장과 월포해수욕장, 구룡포와 호미곶, 내연산 보경사와 운제산 오어사 등은 포항이 간직한 귀한 관광자원이다. 여기에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효과적인 투자가 더해진다면 `21세기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이와 관련된 발걸음은 이미 시작됐다. 포항시는 ▲인프라 확충으로 해양관광도시 도약 ▲시민과 소통하는 관광마케팅 전략 추진이라는 굵직한 관광활성화 목표를 세우고 2018년을 준비하고 있다.

발전을 위해서는 벤치마킹(Benchmarking)과 반면교사(反面敎師)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 호주의 브리즈번과 부산시는 이미 해양관광과 산악관광이 고루 발전한 도시로 평가되고 있는 곳이다. 포항은 이 두 도시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글 싣는 순서
1. 포항 관광산업의 현주소
2. 골드코스트가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이유
3. 글래스마운틴과 선샤인코스트가 선사하는 즐거움
4. `해양관광의 메카` 부산을 가다
5. 포항이 만들어가는 관광도시의 미래

바다·산·음식·재미있는 역사까지
천혜 관광자원 두루 갖추고 있는 도시
창의적 아이디어·효과적 투자로
호주·부산 능가하는 관광도시 비전 제시

▲ 부산의 주요 관광자원 중 하나가 된 광안대교.
▲ 부산의 주요 관광자원 중 하나가 된 광안대교.

◆골드코스트에서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으로 이어지는 관광 인프라

호주 브리즈번 역시 포항처럼 하늘이 선물한 자연환경을 지닌 곳이다. 끝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길게 이어지는 골드코스트 해변과 화산 용암이 만들어낸 매력적인 풍광의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은 여행자들의 감탄과 박수를 부른다.

하지만, 관광객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하는 건 단순히 그곳의 자연경관만이 아니다. 호주 정부와 브리즈번 관광정책 입안자들은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골드코스트의 경우엔 `파도타기의 최적지`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나가는 동시에 관련 이벤트와 축제를 연중 쉼 없이 진행한다. 덕분에 해변엔 서핑보드를 어깨에 걸친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이들이 도시에 생동감과 활력을 주고 있음은 물론이다.

골드코스트가 `서핑`으로 특화된 공간이라면, 선샤인코스트는 바로 눈앞에서 고래와 만날 수 있는 체험관광 프로그램과 역동적인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이 높다.

지역이 가진 특성을 재빠르게 파악해 어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여행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지 고민의 끈을 놓지 않는 선샤인코스트 관광업계의 노력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글래스하우스 마운틴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화산 봉우리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론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힘들다.

`메이플톤`이나 `몬트빌` 같은 예쁘장한 유럽풍 마을을 만들어 `숲 속에서 행복한 휴양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한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을 호주의 대표적 관광명소 중 하나로 만들었다.

브리즈번 시내에서 펼쳐지는 관광활성화 정책에도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세계 각국의 음식과 문화를 맛볼 수 있는 대규모 축제장을 조성하고, 시내 한가운데 인공 해변을 만드는 공격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동서양의 적지 않은 관광객이 이 도시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브리즈번 강변에 수십m 높이로 만들어진 관람차에 올라보면 짐작할 수 있다. `다시 찾고 싶은 관광·레저도시`를 만들기 위해 브리즈번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 포항불빛축제 현장. `찾고 싶은 관광도시 포항`의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 포항불빛축제 현장. `찾고 싶은 관광도시 포항`의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부산, 해양관광·등산·온천욕·쇼핑까지 즐길 수 있는 도시

바다를 `수영만 하는 장소`로 생각하는 건 낡은 사고방식이다. 부산은 이런 오래된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뜨렸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해운대해수욕장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평소엔 TV 화면에서나 보던 영화배우와 탤런트를 직접 만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관광객들이 해변 인근 음식점이나 주점을 찾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주는 것이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진 사례다.

광안리해수욕장은 광안대교를 통해 `야경이 손꼽히게 아름다운 장소`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 케이블카가 운행을 재개한 송도해수욕장의 경우와 함께 적절하고 효과적인 투자가 관광활성화에 기여한 경우다.

부산은 `바다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금정산 숲길과 동래온천, 영화를 통해 주가가 높아진 국제시장에서의 쇼핑 등을 결합해 `관광 메카`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중이다.

부산 시티투어버스는 자동차를 가져오지 않은 여행자의 `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버스 티켓 한 장이면 도처에 산재한 부산의 관광명소를 어렵지 않게 돌아볼 수 있다. 밀면, 돼지국밥, 곰장어 구이 등의 먹을거리도 이제는 `부산 별미`로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았다.

▲ 브리즈번은 자연환경에 아이디어와 투자를 더해 세계적 관광도시로 발전했다.
▲ 브리즈번은 자연환경에 아이디어와 투자를 더해 세계적 관광도시로 발전했다.

◆포항이 그려가는 `매력적 관광도시`의 청사진

그렇다면 호주 브리즈번, 부산과 유사한 자연환경을 가진 포항은 관광활성화를 위해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있을까.

포항시는 우선 `도시 정체성을 살린 관광 콘텐츠 발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역의 환경과 역사, 문화와 특산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관광 상품을 찾아내겠다는 것.

이를 위해 ▲팔각모 문화정신 관광자원화 추진 ▲오감톡톡 포항관광 VR 체험관 조성 ▲미니음식 맛보기 여행 프로그램 운영 등이 기획되고 있다.

해병대 1사단 상륙훈련장을 관광명소로 만들고, 가상현실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해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며, 물회, 과메기 등 포항의 별미를 맛보는 투어를 개발하겠다는 게 포항시의 계획이다.

각종 축제의 내실화도 `관광도시 포항`을 위한 중점 추진과제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포항 해병대 문화축제에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축하 비행과 해상 퍼레이드, IBS 탑승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 호주 선샤인코스트에선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고래를 볼 수 있다.
▲ 호주 선샤인코스트에선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고래를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포항국제불빛축제와 한민족 해맞이축전, 포항운하축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걷기축제 등의 질적 수준도 대폭 높여갈 것”이라고 포항시청 관계자는 부연했다.

여기에 `해양관광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노력도 진행된다. ▲해를 품은 달 `월포역` 연계 관광 프로젝트 ▲구룡포 한 바퀴 골목투어 개발 ▲한국 문화관광해설사 전국대회 유치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산 등의 의료관광·봉사와 연계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 등이 그 세부 추진계획이다.

포항시는 관광활성화를 위한 시민들의 아이디어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관광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수시로 공모하고, 좋은 의견은 관광정책에 적극 반영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이를 위해 `포항관광 아이디어 자유게시판`을 운영하고, 우수 아이디어에 대해선 시상도 할 예정이다. 또한 유학생이나 교환학생의 능력을 활용해 외국어로 관광 동영상을 제작해 마케팅에 이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현재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호미곶의 경쟁력을 강화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프로젝트도 실행을 목전에 뒀다.

호미곶을 `야경 명소`로 만들기 위해 등대 외벽에 LED 패널과 조명을 설치하고, `명사가 들려주는 해돋이 역사기행`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호미곶 스토리북`을 제작하는 등의 사업이 추진될 예정인 것.

해양관광 인프라 조성 및 확충사업도 이어진다. ▲영일만 해오름 탐방로 조성 ▲해안둘레길 연계탐방로 정비 ▲신라문화탐방 바닷길 조성 ▲국민 여가 캠핑장 조성 등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포항시의 설명이다.

이처럼 다양한 방면에서의 노력이 `찾고 싶은 매력적인 관광도시 포항`으로 구체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끝>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