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길을 찾는다 해양 블루오션 포항(11)
로봇·해양자원… 포항의 해양신산업

▲ 수중건설로봇사업단의 중작업용 ROV 시제품 수조 테스트 장면. /포항시 제공

오랜 시간 철강산업에 주력해왔던 해양도시 포항은 관광산업과 더불어 로봇·해양자원 등 차세대 미래산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포항은 포스텍 등 각종 우수한 역량을 지닌 R&D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동해를 끼고 있는 지리적 요인 등으로 해양 기반 로봇산업에 큰 이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강점들을 활용해 포항시는 앞으로 영일만3산업단지 일대를 대한민국 실증로봇 융·복합 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포항이 기존의 철강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떠한 성장동력을 새로이 설계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해양기반 로봇 개발·연구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 개소
경작업용 원격무인장비 등
수중건설로봇 3종 제작 나서

재난현장 투입 로봇 개발
국민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
670억 투입 2022년까지 구축
로봇산업 중심지 육성 박차

국내 유일 물리탐사연구선
`탐해2호` 지난해 포항 취항
3D·4D기술 장착 `탐해3호`
5천t급 규모로 건조 추진

□ 수중건설로봇 기술개발

포항시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바다 자원의 활용을 위한 수중로봇 개발 메카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해양기반 로봇을 개발하고 성능과 기술을 연구하는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가 지난 6월 포항 영일만3산업단지에서 문을 열었다.

이는 해양수산부의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으로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시행되는 `수중건설로봇 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이다. 센터는 해양신산업의 미래를 주도하는 해양구조물 건설을 위한 수중건설로봇을 개발하고 세계 해양플랜트 수주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해양수산부, 경북도, 포항시가 공동지원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수중건설로봇사업단이 주관했다.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는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4천399㎡ 규모다. 주요 시설로는 연구실 및 사업단 사무실, 교육훈련 공간 등 연구지원시설과 시험설비로 3차원 수조와 회류수조, 조류발생장치, 30t 규모 호이스트 등 13종의 장비가 설치돼 있다.

주요 사업 내용은 수중건설로봇 공통기술 및 경작업용 ROV 기술개발이다. `ROV`란 원격무인장비(Remotely Operated Vehicle)을 의미한다.

ROV는 종류에 따라 수중 환경조사 및 용접·절단 등 구조물 유지보수, 수중구조물 시공, 해저케이블 및 파이프라인 탐지와 매설, 유지보수, 케이블 컷팅 등의 작업이 무인으로 가능하다. 또한 연약한 암반조건에서 해저케이블 및 파이프라인 매설, 암파쇄 작업, 토공 등 위험한 작업도 실행할 수 있다.

수중건설로봇사업단은 이후 수중건설로봇 3종의 제작을 완료하고 연근해에서 성능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수중건설로봇을 실제로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관련기술이나 장비를 수입하거나 임차해 사용하는 실정이다.

이에 경북도에서는 이 사업으로 2021년까지 수중건설장비 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90% 가까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하고, 현재 100% 해외에서 임대해 사용 중인 것을 50% 이상 자립화해 향후 5년간 해외 임대비용을 2천여억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로봇을 활용한 해양구조물 건설과 재난대응사업 활성화, 향후 물리탐사연구선 `탐해 3호`의 취항 등으로 포항은 첨단기술과 자원을 활용한 해양신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포항시 제공
▲ 로봇을 활용한 해양구조물 건설과 재난대응사업 활성화, 향후 물리탐사연구선 `탐해 3호`의 취항 등으로 포항은 첨단기술과 자원을 활용한 해양신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포항시 제공

□ 재난대응 플랫폼 `안전로봇` 프로젝트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재난현장에 투입되는 로봇을 개발하는 `국민안전로봇 프로젝트`가 포항시에서 시행된다. 총사업비 671억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오는 2022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와 경북도, 포항시,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국민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 구축을 통해 안전로봇 기술 및 제품의 상용화에 앞장설 전망이다.

현대의 재난·재해 사고는 갈수록 위험하고 복잡해져 사람이 기존 장비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과학기술의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세계적으로도 지진과 해일, 테러 등의 재난·재해에 대처하는 안전산업 분야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발생 당시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가 폭발해 엄청난 방사능이 유출돼 피폭 위험없이 투입할 수 있는 구조로봇의 필요성에 주목하고 관련 연구에 매진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5년 6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재난구조로봇대회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카이스트 연구진의 로봇 `휴보`가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가상의 원자력발전소 사고 현장에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을 들여보내 냉각수 밸브를 잠그고 나오는 미션을 수행하는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것.

이처럼 한국의 로봇기술이 세계적인 위상을 떨치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는 안전로봇 개발 및 수중건설로봇 사업을 연계해 영일만3산업단지를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9·12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과 지난 2014년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 등 각종 대형재난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재난대응 플랫폼 구축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시는 로봇산업을 포항시의 새 역점사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곡 테크노밸리 내 R&D기관과의 협업을 도모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또한 연구개발 지원 및 관련기업 유치를 통한 로봇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이를 통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지난 6월 포항 영일만3산업단지에서 문을 연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 조감도. 해양기반 로봇을 개발하고 성능과 기술을 연구한다.                                                                                                                /포항시 제공
▲ 지난 6월 포항 영일만3산업단지에서 문을 연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 조감도. 해양기반 로봇을 개발하고 성능과 기술을 연구한다. /포항시 제공

□ 해양탐사산업 육성

영일만 바다를 끼고 있는 포항은 환동해 해양자원 개발 전진기지로서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국가출연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해 3월 포항에 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지질자원연구센터는 포항의 지역적인 특성을 살려 점토 광물 자원을 활용한 지질자원 신소재 연구와 해저 지질자원 탐사를 진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국내 유일의 물리탐사연구선 `탐해 2호`가 포항에 취항한 바 있다. 탐해 2호는 그동안 전용 부두시설이 없어 임시로 창원 진해에 머물러 있었다. 탐해 2호는 해저지질도 작성과 석유·가스 자원 탐사 등 바다 밑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운영하는 물리탐사연구선으로, 지난 1996년 건조된 이래 국내외 석유탐사와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 확인 등 해저자원 확보를 위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왔다.

여기에 포항 전용부두를 거점으로 신규 물리탐사연구선인 5천t급 탐해 3호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건조를 추진중이며 향후 한층 심화된 해저자원 탐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탐해 3호`에는 3D 탐사능력의 핵심인 탄성파 수신 스트리머(해저 물리탐사 신호를 기록하는 장치)가 6km 길이 8조 규모로 장착된다.

3D 탐사능력은 조사지의 정밀한 3D 지층 영상을 제공해, 지층의 단면만을 파악하는 기존 2D 탐사에 비해 시추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석유가스자원 탐사의 핵심 기술이다. 4D 탐사기술은 동일지역에서 3D 탐사를 반복·수행해 시간에 따른 지층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로, 탐해 3호는 3D·4D기술을 모두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은 기존 R&D인프라 해양을 활용하는 첨단과학 기술을 보태어 환동해권 해양자원의 개발 중심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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