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한경북부 부장급

주승용 국민의당(전남 여수을) 의원이 “흑산도 공항건설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며 김은경 환경부 장관에게 SNS상으로 공개편지를 보냈다. 그런데 주 의원은 “현재 건설되고 있는 울릉도공항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B/C가 1.18밖에 나오지 않았다. 울릉도 공항은 바다를 메꾸기 위해 산봉우리를 하나 깎았으나 거기서 나온 돌들의 양이 바다를 메우기에 적어서 육지에서 돌들을 공수하기로 했다고 들었다”면서 “울릉도공항은 이런 환경훼손적인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흑산도공항이 왜 필요한지 당위성을 설명했으면 됐지, 왜 울릉도와 비교하며 걸고 넘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 같은 섬에 살면서 공항 건설이 간절하고 절실한 심정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 하지만 주 의원의 지역감정적 발언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

울릉도는 동해의 유일한 섬으로 흑산도와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섬이다. 울릉도는 광활한 동해의 어장과 러시아, 중국, 북한, 일본과 대치하고 있는 안보·군사적 요충지다.

세계적으로 울릉도 같이 작은 섬에 물이 이처럼 풍부한 곳이 없고, 전 세계에서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이 수백가지에 이른다. 미국 CNN이 한국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 중에 울릉도 해안도로를 포함시켰을 정도다. 울릉도를 직접 탐방해보지 않고 상상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섬이다. 특히 1만 명이 넘는 대한민국 국민이 사는 섬이다.

이 기회에 울릉도가 서남해보다 얼마나 역차별을 받는지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울릉도보다 규모나 인구가 훨씬 적은 소록도는 수천억 원을 들여 교량을 건설했다. 특히 최근 울릉도와 비슷한 안면도는 지난 1997년 완공한 안면대교가 육지와 연결돼 있다. 그런데 이 섬에 6천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새로운 교량을 건설 중이다. 육지와 연결이 절박하지도 않는데 다른 지역에서 진입하면 1시간 40분 걸리다는 이유로 6천75억 원을 들여 해저터널과 해상교량(연륙교)으로 건설하고 있다. 그에 비해 울릉공항 건설 사업비는 5천700억원에 불과하다.

주 의원의 심정은 이해 가지만 울릉도는 되고 흑산도는 왜 안 되는지라는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주 의원은 흑산도공항을 건설하지 못하면 울릉공항도 건설하지 말라는 말인가. 울릉도는 지금까지 역차별과 서러움을 당하면서도 한 번도 다른 지역과 비교하거나 탓하지 않았다. 국가적 차원에서 울릉공항은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 흑산도공항도 마찬가지다.

주 의원은 흑산도 공항과 함께 울릉공항의 조속한 건설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 주 의원의 울릉도공항과 흑산도공항 비교로 인해 만에 하나 울릉공항 건설에 걸림돌이 된다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적폐다.

울릉/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