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br /><br />경북부
▲ 김두한 경북부

`연안여객선 현대화 펀드`가 연안여객선 현대화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사고 이후 낡은 연안여객선 신규건조를 지원하고자 도입했으나 제구실을 못해 `빛 좋은 개살구` 꼴이다.

`연안여객선 현대화 펀드`는 해운법 제39조(선박현대화 지원 사업을 위한 자금조성 등)에 따라 `연안여객선 현대화`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정부가 올해 100억 원을 출자하는 등 오는 2019년까지 약 1천억 원 이상의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정작 이 펀드가 연안여객선 현대화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게 문제다.

국내에서 단일 지자체 중 연안여객선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섬은 울릉도다. 연간 1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여객선을 이용한다. 육지와 울릉도를 연결하는 여객선은 최고 40노트 이상 평균속도 35노트로 운항하는 쾌속선이다. 그런데 이 펀드는 이 같은 여객선 건조에 도움을 줄 수 없다. 펀드의 취지에 비춰보면 연안여객선 현대화는 물론 우리나라 조선업 활성화에도 기여해야 마땅하다. 문제는 국내에서 선박을 건조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큰 조선소에서 쾌속선 건조가 가능하지만 대형조선소에서는 연안여객선 건조를 하지 않는다. 더구나 중소형 조선소에서는 쾌속 여객선을 건조할 수 없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국내에서는 쾌속연안여객선을 건조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이 묘한 조건 때문에 연안여객선 건조에 현대화 펀드를 활용하기 어렵다. 때문에 강릉~울릉도 간 여객선을 운항하는 씨스포빌은 펀드를 이용하지 않고 시속 40노트 운항할 수 있는 쾌속 여객선을 최근 외국에서 건조했다.

울릉도~포항 간에 여객선을 운항하는 ㈜대저해운은 당장 여객선을 건조해야하지만, 이 펀드를 이용하지 못해 대형 쾌속 여객선 건조를 고민하고 있다.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대형쾌속 여객선을 건조하면 원가 부담은 물론 이자감당도 벅차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운항중인 여객선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선박을 건조해야만 펀드 이용이 가능해 이래저래 고민이다.

따라서 국내 연안여객선의 시설현대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정책을 하루빨리 현실에 맞도록 바꿔야 한다. 국내에서 쾌속 40노트 이상 여객선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필요하고, 그런 여건이 안 되면 국외에서 건조해도 펀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연안여객선 현대화를 위한 법이 현대화에 이바지하지 못하는 현실을 그대로 둔다면 이 또한 `적폐`로 남게 될 것이다.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