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로, 일본 책방` 조경국 지음·유유 펴냄여행 에세이·1만6천원

경남 진주에 자리한 `소소책방`을 운영하는 조경국(43) 씨는 보편의 상식을 뛰어넘는 사람이다. 인터넷신문 기자, 교육·연수원 관리사원, 사진 서적 편집자 등 적지 않은 직업을 거친 그는 몇 해 전 고향으로 내려와 헌책방을 차렸다.

서울을 떠나기 전 몇몇 지인들에게는 “간난신고의 타향살이를 끝내고 이제 생활을 이어갈 최소한의 돈만 벌며 읽고 쓰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의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조경국 씨는 문장이 좋은 사람이다. `글은 사람을 닮는다`고 했던가. 세상의 빛과 그늘을 바라보는 그의 문장은 따스하고 부드러워서 조씨의 품성을 어렵지 않게 짐작하게 한다.

그런데, 재밌는 게 하나 있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그는 `오토바이 마니아`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오토바이에 올라 바람을 가르던 기억을 40년째 간직하고 있는 것. 스스로도 “헌책방 주인이 되지 않았다면 오토바이 수리공으로 살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바로 이 조경국 씨가 `책`과 `오토바이`를 매개로 책을 썼다.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이 바로 그것.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가 오토바이를 타고 남아메리카를 떠돌면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체화시켰다면, 조씨는 자신의 애마 `로시(BMW F650GS TWIN)와 함께 일본을 종횡하며 책방과 그 책방을 지키는 사람들을 만났다.

저자의 말을 잠시 인용하자. “이 책에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10월 사이 약 한 달간 오토바이로 일본을 여행했던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이 짤막한 문장만으론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의 진면목을 설명할 수 없다.

책 속엔 조경국 씨가 삶을 대하는 태도, 책을 향한 그의 가없는 사랑, 일본 각처에 산재한 특별한 서점들에 대한 꼼꼼한 정보, 여기에 어지간한 시인이나 소설가 못지않은 미적인 서술까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문장이 가슴을 친다. “길 떠나지 않는 이에게 세상은 한 페이지 읽다만 책일 뿐이다.”

/홍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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