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기웅경북도청본사

안동지역 시내버스가 18년 만에 멈춰선지 나흘째 되고 있지만 좀처럼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1983년 안동지역 시내버스 3사의 `공동배차` 협약 이후로 30여 년간 안동시와 버스회사, 노동조합 간에는 끊임없는 알력다툼이 있어왔다.

피로감이 쌓여 행정력을 상실한 안동시는 늘 보조금이 부족하다고 졸라대는 시내버스회사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만약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시민의 불편이 불 보듯 뻔한 데다, 별다른 성과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안동시의 약점을 파고든 시내버스 3사는 자체 경영개선 등의 노력은 뒤로한 채 늘 `적자`를 빌미로 보조금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가 여러 번 반복되면 부정적인 여론이 악화될 수 있으니, 다른 무언가를 이용키로 했다.

그것이 바로 현재 시민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회자되는 시내버스 3사 노동조합이다.

하루 16시간씩 격무에 시달리며 운전대를 잡는 노동자들이 대가를 충분히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보조금을 핑계 삼아 늘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는 시내버스회사들로 인해 노동자들의 정당한 외침조차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버스파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주장이 특이하다. 이들은 자신이 근무하는 버스회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보다 `안동시가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보조금을 더 타내려는 시내버스회사의 입장을 노동조합이 대변한 것처럼 비춰져 파업의 정당성에 먹구름이 잔뜩 끼고 말았다.

일반 시민은 민간회사의 경영진과 직원간의 문제를 왜 행정기관이 나서야 하는지에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아마 그들 틈 사이에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또 다른 `시민`이 포함돼 있어서일 것이다.

이제 시민은 누구나 알게 된 버스회사의 `보조금 타내기용 명분쌓기`를 안동시가 모른척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만약 이번에도 시내버스 운영에 대한 발전적 미래 설계 없이 지나간다면, 겪지 않아도 될 불편을 겪는 시민의 노고가 모두 허사로 돌아갈 것이다.

최근 시내버스로 인한 시민의 불편이 계속되자 권영세 안동시장은 특단의 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은 현재 시내버스의 실태를 지적하며 준공영제, 공영제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시민을 비롯해 일부 공무원 사이에서 시내버스 공영제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면서 연구용역에 대해 미온적이던 안동시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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