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창비 펴냄청소년 단편소설 시리즈

시험공부에 찌든 청소년들에게 책읽기 좋은 여름방학이 다가왔다.

출판사 창비가 최근 기존의 소설집이나 작품집에 살렸던 단편 청소년소설 가운데 흥미롭고 부담 없이 읽을 만한 작품들을 일러스트와 함께 꾸민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를 선보였다.

어린 시절 동화는 좋아했지만 점점 책 읽기에서 멀어진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책읽는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1차분으로 공선옥의 `라면은 멋있다`, 성석제의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김중미의 `꿈을 지키는 카메라`, 박상기의 `옥수수 뺑소니`, 배미주의 `림 로드` 등 9권이 나왔다. 배명훈의 `푸른파 피망`, 정소연의 `이사` 등 SF 소설도 포함됐다.

작품들은 현직 국어교사들에게 자문해 선정했다. 100쪽을 넘지 않는 분량과 한 손에 잡히는 판형, 다채로운 삽화로 마치 웹툰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이중 적극 추천할 3권을 소개한다.

△중견 소설가 공선옥의 밝고 명랑한 청소년소설 `라면은 멋있다`

=여자 친구에게 생일 선물을 사 주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민수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절망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건강한 기운을 전한다. 어떤 처지에 있건 삶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 공선옥 소설 특유의 개성과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정윤의 삽화는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위트 있게 담겼으며, 복고풍 색감으로 채색되어 매력을 더한다.

△작가 성석제의 잊을 수 없는 삶의 순간을 그린 성장소설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성장의 과정에서 한 번은 마주하게 되는 선택의 기로와 평생 잊을 수 없는 쓰라린 좌절의 경험을 섬세하고도 진지한 필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어떠한 선택이 잘못됐는지 아닌지를 가르는 것은 결국 이어지는 삶의 태도에 달렸다는 점을 묵직하게 전하며 긴 여운을 안긴다. 교은 일러스트레이터의 차분하고 아름다운 그림은 작품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더욱 깊은 감동을 더한다.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은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로 이름을 알린 `백선규`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백선규와 어린 시절에 같은 학교를 다녔던 여성의 시점을 교차해 보여 주면서 이들의 선택이 각자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촘촘하게 그린다.

△다양한 이들이 모여 사는 푸른파 행성 청소년의 힘으로 일구어 낸 색다른 평화 이야기 배명훈 작가의 `푸른파 피망`

=작가 배명훈은 독자의 인식 폭을 넓히는 경이로운 발상과 위트 있는 문장, 재기 넘치는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들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이번 작품은 서로 다른 곳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행성 `푸른파`를 배경으로, 보이지 않는 `구분선`에 집착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유쾌하게 비튼 SF다. 여러 동화 작업에 참여하며 쾌활한 그림을 그려 온 국민지 일러스트레이터의 삽화가 글과 조화롭게 호응하며 재미와 활력을 더한다.

미래에는 어쩌면 각기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이 한 행성에 모여 살지도 모른다. 행성 `푸른파`처럼. 공전 주기가 다른 별에서 온 주인공 `나`와 채은신지는 누가 나이가 더 많네 적네 하면서 티격태격하기 일쑤다. 그런데 그처럼 평화롭던 푸른파 행성에 갑작스럽게 전쟁의 기운이 드리운다. 주인공 `나`에게 전쟁이란 다름 아닌 친구를 갈라놓는 일이다.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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