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급 타이틀 방어전서 판정패

▲ 2일 호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복싱기구(WBO) 월터급 타이틀전에서 매니 파키아오(오른쪽)와 제프 혼이 혈투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9)가 충격적인 패배로 타이틀을 빼앗겼다.

파키아오는 2일 호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제프 혼(29·호주)과 세계복싱기구(WBO) 월터급 타이틀 방어전에서 0-3(113-115 113-115 111-117)으로 판정패했다.

파키아오의 공식경기 패배는 2015년 5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 전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파키아오는 통산 7패(59승 2무)째를 당했고, 깜짝 승리를 따낸 혼은 17승 1무로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초반 혼은 파키아오에게 맹렬하게 접근했다. 긴 리치를 앞세워 파키아오의접근을 막았고, 전략적으로 거친 플레이를 펼쳐 기를 꺾었다.

예상외로 강하게 나온 혼의 전략에 당황했던 파키아오는 경기 중반 이후 제 페이스를 찾았다.

날카로운 펀치로 혼의 안면을 집요하게 노렸지만, 과거와 같은 KO 펀치가 나오지 않았다.

파키아오는 경기 후 “심판 판정을 존중한다”며 재대결 의사를 밝혔다.

당초 대다수 전문가는 파키아오의 우세를 점쳤다. 필리핀 빈민가 출신으로 세계최초 복싱 8체급 석권에 성공한 파키아오는 지난해 4월 은퇴를 선언했으나 11월 링에 복귀해 WBO 월터급 챔피언에 올랐다.

이에 반해 혼은 프로 데뷔 후 무패 행진을 이어갔지만, 굵직한 경기는 치르지 못했던 선수다.

파키아오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복싱 라이트급 은메달리스트 아미르 칸(31)과대결을 원하다 혼으로 결정되자 “나는 그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말했지만, 뜻밖의 결과에 고개를 숙였다.

메이웨더와 `세기의 대결`서 패한 뒤 설욕전을 추진했던 파키아오의 움직임도 이날 패배로 차질을 빚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