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인류의 미래
이다 요시아키 지음
문학사상사 펴냄·자연과학

지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문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높은 건물이 솟아 있는 도시, 바둑판 모양으로 반듯하게 정리된 논밭, 지구 표면을 사방으로 수놓고 있는 교통기관, 각양각색의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은 모두 문명의 산물이다. 이처럼 문명은 수준 높은 과학 기술과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를 뒷받침한다. 문명을 설명하지 않고 지구를 완전히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한 시각에서 `지구와 인류의 미래`(문학사상사) 저자 이다 요시아키는 지구과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문명에 관해 이야기한다. 오늘날 문명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다. 지구과학과 인류학 등으로 서로 동떨어진 채 다뤄지던 지구와 문명은 지구의 생성부터, 생명의 진화, 인류의 탄생과 문명의 발달을 거쳐 미래에 이르는 방대한 작업 속에서 한데 어우러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사막화, 오존층 파괴, 산성비,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 문제는 물론 인구 폭발과 빈곤 등의 사회 문제가 모두 지구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구와 문명의 긴장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저자는 문명이 지구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명의 발달은 이미 지구의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는 지구와 문명이 균형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고민할 때”임을 역설한다.

이다 요시아키는 문명의 발달이 인류의 생활권의 공간적으로 확대를 통해 진행됐다고 봤다. 생활권의 확대는 경제 성장의 동력이다. 생활권이 더 이상 확대되지 못하면 문명의 발달은 막다른 벽에 부딪히고 경제는 침체된다. 자전거를 타다가 페달을 멈추면 넘어지는 것처럼 현대의 소비 문명은 생산과 소비를 확대하지 않으면 붕괴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다가올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당면하고 있는 문제다.

이다 요시아키는 지구와 문명을 그릇과 요리에 비유한다. 그릇에는 용량이 정해져 있다. 현재는 문명이라는 요리가 지구라는 그릇의 용량에 육박한 시대다. 넘쳐난 음식을 수습해야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대부분의 문제들은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 인류가 만들어낸 인위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저지른 일은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 지구라는 그릇에 맞춰 문명이라는 요리를 바꾸면 된다. 이다 요시아키는 인류가 지속적이고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문명이 지구 환경과 공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문명과 지구가 균형을 이루는 이상적인 미래 사회의 모습으로 `순환형 사회` 모델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서 그는 사회의 통합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능토록 하기 위한 바람직한 변화의 양상을 모색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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