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야의 혼 간직한 고령 미래를 그리다

▲ 24시간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 고령군 CCTV통합관제센터는 범죄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날처럼 문명화된 세상에서 인간이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어떤 기본조건이 필요할까? 이미 많은 사회학자들은 “단순히 물질적인 만족만으로는 인간으로서의 충일감을 느끼기에 부족하다”고 말한다.

한국사회 역시 국민들이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하는 것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이해관계와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그 요구사항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세계적인 추세다. 각자가 가진 생각과 처지에 따라 다종다양하게 나타나는 게 `사회적 요구`라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원하는 몇 가지는 있다.

안전에 대한 욕구, 편안함에 대한 갈망, 휴식을 누리고자 하는 욕망 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런 주민들의 요구에 어떤 방식으로 화답하고 있을까? 고령군의 사례를 통해 군민들의 기본적인 요구(안전·편안함·휴식)를 지자체가 어떻게 해결하려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다산행정복합타운` 조성으로 노인 위한 보건·의료·문화·복지 한 곳에
CCTV통합센터·경찰 24시간 모니터링… 범죄위험 신속한 대응 사전예방 가능
올 7월 장기리 일대 배수펌프장 완공… 상습 침수지역 해소 기대

◆ 방범용 CCTV 확충으로 안전한 고령을

농산물 절도와 노인과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의 증가는 한국 대부분의 농촌이 안고 있는 문제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고령군은 `방범용 CCTV 확충`이라는 해결방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6월 고령군은 CCTV통합관제센터를 개소했다. 대가야국악당 1층에 마련된 고령군 CCTV통합관제센터는 부서와 목적에 따라 각각 운영되던 CCTV 489대를 통합해 관제요원과 경찰이 24시간 상시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범죄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사전예방이 가능해졌다.

고령군이 올해도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방범용 CCTV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대가야읍에 거주하는 차기수(56)씨는 “CCTV가 설치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범죄자들은 심리적 위축을 느낀다고 들었다”며 “우범지역에 설치되는 CCTV는 또 다른 경찰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방범용 CCTV가 추가로 설치되는 지역은 주요 간선도로와 주민 밀집지역, 농산물 절도 예상지역, 여성 안심구역 등이다.

지난해 CCTV통합관제센터가 구축된 이후 고령군에서는 5대 범죄가 13.4% 감소했고, 대표적인 민생침해 범죄인 절도 역시 44.5% 줄었다.

방범용 CCTV가 고령군민의 안전욕구를 상당부분 만족시켜준 셈이다.

▲ 고아동 배수펌프장을 찾은 곽용환 군수가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 고아동 배수펌프장을 찾은 곽용환 군수가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 `행정복합타운 조성`으로 편안함과 휴식을

농촌이라는 특성상 노인인구가 많은 고령군은 옮겨 다니지 않고 한곳에서 보건과 의료, 문화와 복지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산면에 조성되고 있는 것이 `다산행정복합타운`이다.

고령군은 지난해 10월 지역의 국회의원과 군의회 의장, 곽용환 고령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산행정복합타운 조성사업 기공식을 가졌다. 다산면 상곡리에 조성될 행정복합타운은 면사무소, 문화복지센터, 도서관, 보건지소를 갖춘 지상 4층·지하 1층의 건물로 만들어진다.

사업비 163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사가 완료되면 군민들은 한곳에서 여러 업무를 동시에 볼 수 있다. 행정복합타운 인근에는 파출소까지 건축돼 늘어나는 치안수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산면은 대구광역시와 인접한 지역으로 고령군 전체 인구의 30%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다산면사무소는 30년 전 만들어진 협소한 노후 건물이라 그간 주민들의 불편이 적지 않았다. 행정복합타운 조성은 군민의 불편함을 편리함으로 바꿀 획기적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곽용환 군수는 “복지, 문화, 보건, 치안이 함께 서비스되는 행정복합타운이 완공되면 군민들의 행복지수가 눈에 띄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고령군은 교통 편의를 높이기 위해  회전교차로 설치사업을 몇 해에 걸쳐 진행했다.
▲ 고령군은 교통 편의를 높이기 위해 회전교차로 설치사업을 몇 해에 걸쳐 진행했다.

◆ 사업의 방점을 안전과 편안함에

도시의 하늘에 복잡하게 엉켜있던 전선을 땅 밑으로 옮기는 `전선지중화`도 안전을 위해 고령군이 진행한 사업 중 하나다.

2008년 중앙로 전선지중화에서 시작한 사업은 2013년 왕릉로 전선지중화, 2015년 지산도로 전선지중화로 이어졌고, 올해는 시장통로 전선지중화 사업이 진행된다.

교통 편의와 차량의 원활한 흐름에 도움을 주는 `회전교차로 설치사업` 역시 원활하게 진행 중이다.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고령광장 회전교차로가 만들어졌고, 우륵광장 회전교차로(2014년)와 왕릉광장 회전교차로(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는 중앙로 정비가 시작됐다.

`하수도 중점관리지역 정비사업`은 편안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올 2월에 시작해 2019년 마무리 될 예정인 이 사업은 여름철 집중호우 시 고령 시가지에 배수량이 집중되는 것을 분산시켜 침수를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도시가스(LNG)는 다른 난방수단에 비해 저렴하고 편리하다. 고령군은 대가야읍 지역에 도시가스를 조기 공급해 지역발전의 기반을 구축하고, 군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했다.

(주)대성에너지와의 협약을 통해 진행한 `도시가스 조기공급 사업`은 1천500세대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것으로 올해도 중단 없이 지속된다.
 

▲ 전선지중화 사업으로 어지럽던 도시 하늘이 깨끗해졌다.
▲ 전선지중화 사업으로 어지럽던 도시 하늘이 깨끗해졌다.

◆ 침수예방사업 진행… 휴식 공간 마련에도 노력

장기공단은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가 오면 공장과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를 자주 입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령군은 `상습 침수지역 해소사업`에 팔을 걷어부쳤다.

2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7월 착공된 우수관로 정비사업을 통해 강제 배수를 위한 게이트펌프와 유사시 사용될 원격제어장치가 설치된다.

▲ 다산행정복합타운(조감도)은 군민의 편리함과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된다.
▲ 다산행정복합타운(조감도)은 군민의 편리함과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된다.

고령군 관계자는 “올 7월이면 대가야읍 장기리 일대에 배수펌프장이 완공돼 장기공단이 상습 침수지역이란 오명을 벗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에서 언급된 사업 외에도 고령군은 새뜰마을사업,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국토환경디자인 지원사업, 영·유아와 부모를 위한 인프라 조성사업 등 지역개발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안전한 고령`, `편안한 고령`, `휴식의 조건이 제대로 갖춰진 고령`을 위한 노력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 고령군은 골프가 다수의 군민들이 즐기는 대중적인 스포츠로 전환될 수 있도록 파크골프장 건립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고령군은 골프가 다수의 군민들이 즐기는 대중적인 스포츠로 전환될 수 있도록 파크골프장 건립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권은 없다… 군민의 편안한 휴식 공간 될 파크골프장 건립 추진

골프가 일부 특권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서유럽, 캐나다와 미국 등 북아메리카 지역처럼 골프가 호사스런 유희가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바뀌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고령군은 골프가 군민들의 건전한 여가선용의 수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낙동강변과 회천강변에 파크골프장을 건립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고령군 관계자는 “생활체육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 군의 특성상 노인층의 건강과 체력관리를 위한 실버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 크다. 이런 군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파크골프장을 만들고, 게이트볼과 그라운드골프 등도 즐길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파크골프장을 만들어 달라”는 고령군민들의 요구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고령에 파크골프장이 지어진 전례가 없어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생활체육을 활성화하자는 주민들의 요구를 한없이 방치할 수는 없었다. 이에 고령군은 올해 회천강변과 낙동강변에 각각 1개씩의 파크골프장를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파크골프는 말 그대로 공원(park)에서 즐기는 골프(golf)다. 골프장을 이용할 주민들이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만들어져 접근성이 높다는 것이 특징. 클럽은 일반 골프채처럼 여러 개를 쓰지 않고 하나로 해결하기에 장비 구입의 부담도 크지 않다. 무엇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일반 골프처럼 18개의 홀을 돌며 승부를 내는 방식은 동일하다.

고령군은 “우선 대가야읍 회천강변(생활체육공원 맞은편)에 1개를 만들어 인근 체육시설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예정”이라며, “2만㎡ 넓이에 18홀 정규 코스로 만들고, 파크골프장 외에 벤치와 그늘막 등 휴식공간도 갖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현재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며, 평가가 끝나는 시점에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해 올 하반기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산면 낙동강변에 건립될 파크골프장은 이미 조성돼 있는 잔디광장에 잔디를 추가로 더 심어 만들어진다. 현재 잔디광장은 7천㎡ 규모로 여기에 5천㎡ 정도 잔디를 추가하면 9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조성이 가능해진다. 이곳 역시 현재 실시설계 및 하천점용허가 과정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고령군청은 “골프가 몇몇 사람들만이 즐기는 고비용의 유흥이 아닌,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매김해 많은 군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전병휴·홍성식 기자

    전병휴·홍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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