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충남 신부·한국성모의 자애수녀회 담당

새소리도 물소리도 맑고 깨끗한 산자락이라서 그런지 가끔씩 길 잃은 고라니가 얼굴을 내밀다가 제 생긴 모습이 자기와 다른지 바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곤 합니다. 좀 더 멈춰 있으면 맛있는 것도 줄 수 있는데 말입니다.

여름 더위가 솔솔 몰아치려는 요즘 여러분의 일상은 어떠신지요? 누구를 위하여 그렇게 고생을 하고 사시는지요? 그 고생을 말할 수 있고 알아주고 위로해 주는 누군가를 만나셨는지요? 신자들은 그 누군가를, 바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사람 냄새 나는 신부님`을 오늘도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신부님의 모습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습니다. 더욱이 신부님의 그림자를 밟아도 안 된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가하면, 제가 처음으로 신부님과 꽤 오랜 대화를 나눈 것은 고등학생 때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 신학교에 뜻을 두고 있다보니 그런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 생각됩니다.

교우들이 신부님을 가까이서 겪다 보면, 신부님께서 사목에 관심이 있으신지 아니면 돈과 자리, 업적 같은 것에 관심이 있으신지 잘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알아도 신부님께 직접 말씀을 드리는 교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대놓고 이야기하는 교우가 적지 않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교우들은 자신들의 고생을 말할 수 있고 알아주고 위로해주는 신부님,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신부님을 찾고 있습니다. 소위 `사람 냄새 나는 신부님`을 찾고 있습니다.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만나고 싶어 하고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분은 신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알아주고 위로해 주시는 분임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라라”라고 하시며 우리 모두를 부르십니다. 이런 예수님의 부르심에 모두가 “예”하고 따라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사람 냄새 나는 신부님, 어디 없어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