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국진<BR>신부·대구 성토마스성당 주임
▲ 주국진 신부·대구 성토마스성당 주임

천주교 대구교구 청소년국에서는 매년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해외 봉사활동을 가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다녀온 학생들은 베풀러 갔다가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다고 말합니다. 쓰레기 더미에서 가난하게 살지만 일상의 작은 일에 행복해하는 현지 주민들을 보면서 행복한 삶에 대하여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자신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살아야겠다는 결심도 했다고 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지난해 `하느님 아버지처럼 자비로이`라는 주제로 자비의 특별 희년을 지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난해 4월 24일 청소년을 위한 희년을 맞아 청소년을 위한 희년 담화문을 통하여 청소년들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시류를 거스르는 용기를 가지고 여러분들의 삶을 위대한 이상들에 바치십시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자비”, “시류를 거스르는 용기”, “위대한 이상”과 같은 말은 공부와 대학 입시에 매몰된 우리 청소년들의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공허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공부에 방해되는 말은 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부모들의 원망어린 말도 들리는 듯합니다.

청소년들을 만나보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사랑과 우정에 목말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동시에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정의감을 숨기지 않고 있으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친구들에 대한 자비심 또한 넉넉함을 알 수 있습니다.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다가가 사랑의 손을 내미신 예수님의 자비로운 마음에 관하여 들려주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더 높은 가치와 원대한 이상을 향하여 도전할 용기를 내비치기도 합니다.

자신의 성공만을 바라고 살아가는 이 시대에 자비로운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 시류를 거스르는 도전이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은 이미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로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으며 시류를 거스를 용기도 지니고 있습니다. 자신이 겪는 어려움과 외로움도 크지만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을 생각하고 있으며 도움을 청하는 친구들을 위하여 기꺼이 시간을 내주고 있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착한 마음이 꺾이지 않도록 격려해 주시고 마음이 가난하고 온유하며 자비로우며 평화를 이루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