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선애<br /><br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
▲ 임선애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

4차 산업혁명은 설렘과 불안을 동반하며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빠지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학은 지식·인재 양성기관으로서의 혁신과 경쟁력 확보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학 교육과정 및 학사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와 연구는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학사제도 유연화, 학생의 학습권 등 보장 확대, 시공간 제약 없는 이동 원격 수업 제공, 국내대학의 국외 진출 발판 마련 등 다양한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학사제도 유연화에 대한 논의는 모듈형 학기 운영 및 유연 학기제 도입, 학사운영기준 명료화 및 집중이수제 도입, 통합과정 동시 학위취득 허용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학생의 학습권 등 보장 확대에 대한 논의는 융합(공유)전공제 도입, 졸업유예제 도입, 학습경험인정제 적용 확대, 국외 대학 간 복수학위 허용 등을, 시공간 제약 없는 이동 원격 수업제공에 대한 논의는 교육과정의 순회 운영, 원격수업 인정 기준 마련, 대학원 수업 원격 허용 등을, 국내대학의 국외 진출 발판 마련에 대한 논의는 교육프로그램수출 제도화, 복수대학 공동 해외진출 허용, 외국대학과 교류 시 원격수업 학점취득 허용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학사제도가 다양해질수록 대학 교양교육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많다. 교양교육을 잘 하기 위해서 대학들은 교양교육 전담기관과 교양교육 전문가 교수들이 교양교육 영역의 사업을 기획, 운영할 수 있도록 학내의 제반 구조를 마련해 주는 일이 필요하다. 교양교육사업은 튼실한 교양교육기관과 교양교육 전문가 교수들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대학의 교양교육 전담기관 및 전담 교수들도 교양교육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기르는 일이 필요하다. 기관장의 경우, 교양교육의 동향을 파악하며 교양교육 전담교수들이 교육 및 연구에 열중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마련해 줄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져야 하고, 전담교수들 역시 교양교육의 동향을 파악하며 교육 및 연구력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

또한 대학들은 교양교육을 좀 더 슬림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다수의 대학들이 전공 이외의 모든 교육을 교양교육에 떠넘기고 있는데, 이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교양교육이 넓은 지평을 추구하는 교육이라고 하더라도 잡다한 모든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대학들이 국내외 대학들의 우수 사례를 탐구하고 벤치마킹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교양교육의 내용적인 측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교양교육은 직업교육과는 지향점이 다를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을 가로지르는 동안 통섭형 창의인재가 만들어진다는 점에 유의하면서 교양교육과정, 교양교과목, 교수학습법 등 교육의 내용연구와 수업의 소통방식을 강화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일이 중요하다.

대학의 교양교육 강화사업은 획일화된 특성화를 요구하기보다 특성화와 정상화 두 트랙으로 나누어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 대학 교양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대학 간 편차가 매우 큰 점이다. 교양교육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대학들은 특성화의 방향으로, 교양교육의 기반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대학들은 정상화의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제반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대학들을 대상으로 특성화를 요구하면, 교양교육은 기형과 또 다른 기형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