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영경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
매년 2월 초에서 중순까지는 각급 학교마다 졸업식으로 시끌벅적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40여 명의 학생들이 2시간 동안 속옷차림으로 뛰어다니거나, 여중생 10여 명이 온몸에 밀가루를 묻히고 스타킹이 찢어진 채 거리를 활보하는 등의 이른바 `알몸졸업식 뒤풀이` 탓에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문제가 학교생활에 억눌린 학생들의 단순한 일탈행위가 아니라 조직적인 학교폭력과 연관되어 있다는 증거가 포착되기도 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몇몇 학생들의 특성상 강압·엽기적 졸업식 뒤풀이가 또 다시 재현될까 우려스럽다.

강압·엽기적 졸업식 뒤풀이 예방을 위해서는 이 같은 전력이 있거나 학교폭력 위험이 큰 학교부터 예방활동을 철저히 하고, 학교에서 사전요청이 있으면 졸업식 당일 지역사회와 협조해 정문 등에서 캠페인을 진행하며, 행사 이후 뒤풀이 발생 예상지역을 합동순찰해 혹시 있을지 모를 강압·엽기적 졸업식 뒤풀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것보다 좋은 방법은 건전한 졸업문화 조성을 위해 지역마다 모두가 함께 하는 이색 졸업식을 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통과 함께 하는 졸업식을 테마로 전교생이 한복을 입고 졸업식에 참석한다거나, 감사의 졸업식을 테마로 부모님께 상장 드리기, 나에게 상장주기를 하는 방식, 그리고 학부모가 참석할 수 있도록 졸업식을 오후 늦은 시간대에 여는 일도 지향할만한 방식이다.

새 출발을 앞두고 설레고 있을 자녀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안겨줄 여행을 떠난다거나, 영화나 뮤지컬을 관람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함께 뜻 깊은 시간을 보내며 졸업을 축하해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