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노엄 촘스키 지음㈜미래엔 펴냄·철학

영국의 학술지 프로스펙트(Propect)는 현세 최고의 지성인으로 미국의 세계적인 석학 노엄 촘스키(89)를 2005년 선정했다.

현대 언어학과 인지과학의 창시자인 촘스키는 자신의 전공인 언어학은 말할 것도 없고 철학, 정치학, 역사학, 사회학, 심리학, 수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문가를 뛰어넘는 식견을 보인다. 그가 지성인으로 명성을 얻은 또 다른 이유는 전문지식을 쉽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촘스키는 지식을 충분히 소화해 고도의 전문적 식견이 요구되는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어내는 비상한 재주가 있다.

`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미래엔)`는 지난 50년 동안 언어학과 인지과학, 사회비평 등의 학문을 넘나들며 연구해 온 촘스키가 자신의 성과를 토대로 인간과 사회에 관한 자신의 핵심 철학을 정리하고 논쟁점을 광범위하게 비평한 `촘스키 인간론`의 정수다.

책에서 촘스키는 `언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인간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다. 인간의 언어능력은 선천적인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촘스키는 이를 `언어성장`이라는 개념으로 규정하며 책에서 언어의 사회적 측면을 강조하는 여러 이론들과 비교하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처음 변형생성문법 이론을 정립했던 1950년대 이후 거둔 인지과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언어 연구가 어떻게 과학적으로 발전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언어의 사회적 측면과 의사소통, 지시와 관련된 측면을 강조하는 여러 가지 다른 이론을 설명하고 비평한다. 또한 관심을 사회와 정치로 옮겨, 그가 `자유 사회주의`라고 설명하는 입장을 면밀히 탐구하고 철학적으로 옹호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이 책에서 촘스키는 이론 언어학, 인지과학, 과학철학, 과학사, 진화생물학, 형이상학, 지식 이론, 언어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우리 인간이 어떠한 존재이며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사회·정치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사고를 어떻게 형성하는지 설명하면서 언어 과학자로서 함축적 의미를 전한다.

촘스키는 이 책에서 `언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인간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 인간의 근대적인 모습을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언어의 어떠한 측면을 연구하든 언어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분명해야 한다. 최소한 암묵적으로라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있어야 언어에 관한 여러 가지 심각한 질문을 파고드는 것이 가능하다. 어떤 생물학자도 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않은 채 눈의 발달이나 진화를 설명하려 들지는 못할 것이다. 언어 탐구도 아와 마찬가지 이치가 작용한다.

저자는 인간의 본질을 `개인의`능력이라는 측면에서만 살펴보던 한계를 풀고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에 대해 고찰한다. 무엇이 공공선이고 어떤 정치적·경제적 제도가 공공선을 장려하거나 좌절시키는지를 탐구하는 것이다. 그는 현대 국가들이 최악의 상황에서조차 공공선이라는 최고의 이상을 추구하는 것을 고집한다고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공공선이 얼마나 역설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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