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칼 세이건·앤 드루얀 지음사이언스북스 펴냄

우주 과학의 대중화에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의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1996)은 태양계 안의 행성들과 그 위성들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독보적인 업적을 쌓아왔던 태양계천문학의 일인자였다.

그의 대표작 `코스모스`(1980)는 천문학 서적인데다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우주의 탄생에서 시작해 은하계의 진화, 태양의 삶과 죽음, 생명의 탄생 과정, 외계 생명의 존재 문제 등이 250여 컷의 사진, 일러스트와 함께 펼쳐진 이 책은 까다로운 우주의 신비를 쉽고 흥미롭게 설명해 우주 과학 연구의 최고 명저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출간된 `혜성`(사이언스북스)은 지난해 12월 20일 칼 세이건 서거 20주년을 기념해 초판본(1985)을 새롭게 번역한 것이다. 초판이 나온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지식과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코스모스`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과 함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3부작`을 구성하는 이 책은 칼 세이건이 그의 부인이자 과학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앤 드루얀이 함께 썼다.

 

`코스모스`가 우주의 장구한 역사를 풀어냈고, `창백한 푸른 점`이 행성 탐험 역사를 기록했다면,`혜성`은 미신과 맹신의 시대를 극복한 인류의 자서전이자 과학적 탐구 정신이 밝힌 태양계의 창세기라 할 수 있다.

`혜성`은 크게 3부로 구성돼 있다. 그중 1부 `혜성의 본질`은 혜성에 매료된 위대한 과학자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오랫동안 미신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혜성이 과학적 탐구 대상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그 과학이 밝혀 낸 혜성의 구조와 성분을 소개한다. 고대 문화권에서 재앙의 전조로 여겨진 혜성이 “그 자체로 천체”라고 판단한 아폴로니오스, 세네카 등 선구자들의 시대를 거쳐 주기적 귀환을 예측한 에드먼드 핼리를 만나면서 과학의 승리를 보여주기까지 과정이 유려하게 펼쳐진다.

2부 `혜성의 기원과 운명`은 혜성의 생성과 소멸을 태양계의 진화, 대멸종과 연결지어 소개한다. 3부 `혜성과 미래`에서는 우주 탐사 시대에 혜성의 가치와 의의, 전망 등을 논의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