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종<br /><br />경북대 교수·인문학부
▲ 김규종 경북대 교수·인문학부

언제부턴가 각종 언론에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기사가 하나둘 실리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얼마간 시간이 흐르자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事物)인터넷, 빅 데이터와 3D 인쇄기, 자율주행차와 드론 같은 품목이 인구(人口)에 회자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로봇이 등장해서 크고 작은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페퍼(Pepper)가 그중 하나다.

페퍼는 소프트뱅크가 제작해 2015년 6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Humanoid)이다. 페퍼의 키는 1m 21cm이며 몸무게는 29kg이다. 페퍼는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로 상대방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다. 기쁨과 슬픔 같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며, 자신의 기분에 따라 한숨을 쉬거나 목소리를 조절하기도 한다.

페퍼는 감정표현 외에도 인공지능과 통신기능을 탑재(搭載)하여 인터넷으로 뉴스와 날씨를 분석하고, 노인들의 체조를 돕거나, 퀴즈 프로그램을 함께 할 수 있다. 페퍼는 미국으로 진출하여 샌프란시스코의 쇼핑매장과 실리콘벨리에서 근무한다고 전한다. 고객이 원하는 물건의 위치를 알려주고 안내해주는 구실을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로봇이란 용어는 체코어의 노동을 의미하는 단어 `로보타(robota)`에서 나왔다. 따라서 로봇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체코의 소설가 카렐 차페크(Karel Capek)가 1921년 `R.U.R (Rossum`s Universal Robots)`이라는 희곡에서 처음 사용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로봇은 1977년에 제작된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R2-D2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25년이면 인공지능-로봇이 대체할 일자리가 전체 일자리 가운데 60%를 상회할 것이라 한다. 단순노무직과 농림어업분야의 인공지능-로봇 대체비율은 90% 내외까지 상승한다. 고도의 전문직은 상대적으로 대체비율이 낮지만, 2050년 무렵에는 이른바 `초(超)지능`이 등장하여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세계가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상황이 이럴진대 2017년 신년벽두 대한민국의 사회-정치적인 지형은 어떠한가?! 지난 세기 군부독재의 하고많은 적폐(積弊)를 청산하지 못한 결과 온 국민과 나라가 고통 받고 있다.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면서 털어냈어야 할 부패, 무능, 타락, 패거리주의가 우리의 발목과 영혼을 붙잡고 끝없이 흔들어대고 있다. 거리와 광장의 촛불이 불타오른 원인은 거기 있다!

불의한 자들이 패권(覇權)을 장악하고 끼리끼리 해먹는 전근대의 악습과 악폐가 근절되지 않은 퀴퀴한 대한민국. 그것을 일거에 해소하고자 천만 개의 촛불이 광장과 거리를 빼곡하게 채우고 어둠을 밝힌 것이다. 생명을 존중하고, 젊은이들을 근심하고, 나이든 분들을 염려하며,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국민을 첫 번째로 고뇌하는 지도자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2차 대전 이후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룩한 유일국가 대한민국의 위상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2016~17년.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변혁의 시기에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하는 본원적인 문제를 숙고해야 하는 시점에 우리는 서있다. 추악한 과거와 작별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미래와 만날 방도를 사유해야할 시점과 우리는 대면하고 있다.

각별한 시대 전환기에서 나는 주장한다. 부패, 무능, 타락, 패거리주의로 무장한 기득권세력과 작별하자! 민주와 민권에 입각한 미래기획은 사악하고 타락한 과거와 작별한 연후에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1% 기득권집단과 싸우는 99% 민중의 땀과 피, 한숨과 절망을 웃음과 희망과 두둑한 주머니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 청년실업과 노인빈곤, 자살자들의 행렬과 자영업자들의 줄도산을 기억하고, 권력과 결탁한 재벌들의 행악질을 반드시 혁파해야 한다. 이제 정유년 새해와 더불어 우리 힘으로 국가를 재건하고 국민을 따사롭게 보듬을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