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 심플
켄 시걸 지음·박수성 번역
문학동네 펴냄·경영

`싱크 심플- (비즈니스 리더 40인이 선택한 최고의 경영 전략)`(문학동네)의 저자 켄 시걸은 17년간 스티브 잡스 곁에서 애플의 광고와 마케팅을 이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아이맥과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아이(i)` 시리즈의 창안자이기도 하다. 그는 전작 `미친듯이 심플`에서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애플의 잇따른 혁신을 가능케 한`심플함`의 11가지 법칙을 제시했다.

그후 켄 시걸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 리더 40여 명과 만났다. 현대카드, 밴앤제리스, 홀푸드, 컨테이너스토어, 스터브허브, 웨스트팩 은행 등 제조업부터 유통, 금융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대표였다. 그들은 모두 심플함의 법칙이 자사의 성장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경쟁사들과 어떻게 격차를 벌렸는지에 대해 확고한 견해를 지니고 있었다.

`싱크 심플`은 심플함의 법칙을 도입해 성공한 현장의 사례를 두루 소개한다. 목표와 가치관, 내부조직, 브랜드, 규모, 소비자충성도까지, 심플함은 모든 비즈니스 분야에 적용가능하다.

△심플한 사명(社命)과 문화가 먼저다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라

△심플한 브랜드 하나가 회사를 살린다

△저항을 줄이는 전략을 세워라

△숫자보다 본능을 따르라

수천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글로벌기업의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복잡함이 있는 곳에 기회가 있다. 켄 시걸은 복잡하기로 이름난 금융업계에서 심플함의 전략을 멋지게 성공시킨 사례로 현대카드의 정태영 부회장을 든다. 정태영 부회장이 처음 현대카드·현대캐피탈에 부임했을 때 두 회사의 손실액은 8천960억원에 달했고, 32종 이상의 신용카드 상품을 판매중이었다. 정 부회장은 특징에 따라 신용카드를 단 4종으로 줄였다. `심플함`을 전 회사가 추구해야 할 문화로 삼고, 상품 디자인·의사결정 체계·사무공간을 이에 기반해 변화시켰다. 복잡한 요소를 제거하자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었고, 현대카드는 소비자와의 단단한 연결고리를 확보하게 됐다.

심플함이 그렇게 강력한 힘을 지녔다면, 왜 더 많은 기업들이 심플함의 법칙을 적용해 비즈니스를 운용하지 않을까? 아마 대부분의 기업들이 확실한 데이터 없이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즉각적인 투자수익률을 증명하는 수치 없이는 어떠한 프로젝트도 시작하지 못한다. 이 책의 리더들은 공통적으로 리더에게는 개인적인 신념을 기반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본능, 그리고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본능은 마음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전 생애에 걸친 교육과 경험, 승리와 실패로부터 얻은 배움에서 얻어지는 능력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관점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기업에 대한 애착은 생각보다 작은 부분에서 형성된다. 소비자경험까지 심플함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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