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월드컵서 금메달
올림픽前 21위서 수직 상승

▲ 지난 8월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개인 에페 결승 경기에서 한국 박상영이 제자 임레를 꺾으며 금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21·한국체대)은 어느덧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스타가 됐다.

과장하면 TV만 틀면 그가 나온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기적 같은 대역전 드라마로 금메달을 따고 귀국한 이후 박상영은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각종 축하 행사에 참석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다양한 CF를 촬영했으며 프로야구에서 시구, 프로농구에서 시투도 했다.

운동선수로서 본분도 잊지 않았다.

10월에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는 예선 탈락의 쓴맛을 봤다.

당시 박상영은 “상대 선수가 워낙 잘한다”고 몸을 낮췄지만,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인생 목표를 이룬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긴장이 풀린 채 경기에 임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는 다시 심기일전했다.

지난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박상영은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로 우뚝 올라섰다.

21위이던 박상영의 세계랭킹은 올림픽 금메달로 3위로 수직으로 상승했고, 이제최정상에 올랐다.

그는 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세계랭킹 1위가 돼)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좋다”면서 “올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몇 달 간 있었던 일은 내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리우올림픽 전만 해도 박상영을 아는 사람은 그의 주변인 말고는 거의 없었다.

대표팀 막내 박상영은 리우올림픽 펜싱 에페 개인 결승전까지 올랐다.

헝가리 선수한테 10-14로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할 것 같았지만, 이후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기적처럼 5득점 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혼잣말로 `할 수 있다`를 되뇌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 `할 수 있다`는 국민적인 유행어가 됐다.

박상영은 “한국에 돌아온 뒤 여러 행사에 참석하면서 `할 수 있다`는 말을 천 번도 넘게 한 것 같다”면서 “친구가 `너 한 번만 더 그 얘기하면 가만 안 둔다`는 농담도 하더라”며 웃었다.

2016년은 꿈 같은 한 해였지만, 연말을 편하게 보낼 형편은 못 된다.

당장 그는 카타르 그랑프리에 출전하기 위해 곧 출국해야 한다.

사진 찍는 것이 재미있어 카메라도 새로 장만했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취미를 즐기는 호사는 일단 연기해둔 상태다.

길게는 2020년 도쿄올림픽 금메달도 욕심나지만, 아직은 너무 먼 훗날의 얘기다.

현재로썬 `그랜드슬램` 타이틀이 가장 탐난다.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을 모두 제패한 박상영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박상영은 “최선을 다하되 너무 조바심을 내지는 않겠다”며 “다시 한 번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다음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