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HhH로랑 비네 지음·이주영 번역
황금가지 펴냄·소설

히틀러의 후계자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암살사건의 막전막후를 담은 장편소설 `HHhH`(황금가지)가 출간됐다.

`HHhH`는 프랑스 공쿠르상과 일본 서점대상 해외도서 부문 1위, 미국 비평가 협회상 파이널 리스트 선정을 비롯해 뉴욕타임스, 가디언, 르몽드 등 전 세계 유수 언론매체의 극찬을 받으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저자 로랑 비네 스스로 `토대 소설(infra novel)`이라고 명명한 `HHhH`는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 오디오와 속기 자료를 토대로 에피소드와 대사를 구성하고, 여기에 저자의 취재 및 집필 과정까지 소설로 담아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역사 소설을 선보였다.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친위대 내부 정보기관의 책임자로서 나치스의 정치 공작과 비밀 작전을 모두 지휘하는 천재적 역량을 발휘한 인물이며, 인류 최악의 사건으로 불린 유대인 말살 계획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친위대 사령관은 히틀러였지만 사실상 모든 작전은 하이드리히가 지휘했기 때문에 당시`히틀러의 두뇌는 하이드리히라고 불린다`라는 말이 항간에 떠돌았다고 한다. 하이드리히 암살작전은 영화 `새벽의 7인`의 소재가 된 적 있으며, `HHhH` 역시 세드릭 히메네즈 감독에 의해 영화화 돼 2017년 개봉 예정이다.

로랑 비네는 초반부터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이 아니면 쓰지 않는다`는 기준을 정해놓고 소설을 집필한다.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와 나치, 그리고 당시 국제 정세를 상세히 사실에 입각해 묘사하는데, 이때 저자는 소설 집필을 위해 사건 현장을 방문하거나 관련 인물을 인터뷰하는 과정, 때론 오디오 자료나 속기 등을 토대로 정확한 대사를 소설에서 구현할 방법에 대한 고뇌, 역사 속 인물들의 행동과 결과에 대해 주관적 견해까지 그대로 글로 담아낸다. 저자는 이를 통해 독자에게 압도적인 현장감을 주는 한편, 이전 역사소설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특히 작품의 마무리에 이르러, 저자는 상상력만으로 집필된 짧은 소설적 구성을 추가함으로써 역사적 진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교차되는 순간 배가되는 감동과 놀라운 경험을 독자에게 전한다. 이러한 시도는 큰 화제를 불러모았으며. 영국의 `가디언`은 `힘이 넘치는 엔딩`이라 평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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