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탐사
다시 형산강에서…
(23) 기회와 시련이 함께 한 2016년

위기는 기회와 함께 찾아온다는 말은 2016년 한해 형산강에 딱 들어맞는 경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올해는 많은 희비가 교차했었다.

`신라 천년의 젖줄`이라는 영광의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70~8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오염과 시민의 무관심 속에 버려졌던 형산강에게 올해는 화려하게 부활한 한해였다. 국비까지 지원된 형산강 프로젝트의 일부 사업은 이미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목재 데크를 설치하는데 매달리는 개발 위주의 사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상당수 계획은 생태와 인문학적 면모를 보완해 한층 세련되게 개선되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강의 위 아래에 위치해 불편한 이웃이었던 경주와 포항이 형산강을 매개로 손을 잡고 협력하는 화해의 강이 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에 즈음해 울산광역시까지 가세해 해오름동맹까지 출범했다. 하지만 형산강에 위기의 상처도 쓰라렸다.

수은 재첩 파문은 형산강을 여전히 장밋빛 희망에 대한 기대만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시련의 교훈을 주기도 했다.

형산강의 완벽한 부활은 생태적 온전함을 담보하지 않으면 빈껍데기에 불과함을 다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총 1조원 규모 생태환경 보존·치수사업 추진
역사·문화·생태 활용한 8대 전략과제 발굴
내년부터 47개 사업 본격 가시화
환동해경제권 중심도시 주도적 역할 기대


□ 총 1조원 규모 형산강 프로젝트

강은 수많은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광대한 생명의 보고이다. 인류의 문명은 강에서 시작됐고, 새로운 문명과 문화가 만들어지는 변화의 중심에 강이 늘 존재했다. 형산강은 유구한 신라천년의 역사 문화를 간직한 채 포항과 경주를 지나 영일만으로 흘러, 포항시민의 삶의 애환과 기쁨이 담겨 있는 삶의 터전이자 대한민국 산업화를 일구어 낸 `영일만 기적`의 한 주역이다.

이처럼 우리의 소중한 젖줄인 형산강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통한 친수, 생명, 문화의 강으로 재창조해 미래세대를 위한 희망으로 건강하게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이러한 공감과 인식하에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포항시와 경주시는 형산강을 친수공간으로 공동 개발해 상생발전의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형산강 프로젝트`를 경북도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의욕적으로 추진, 민간부문 시민참여형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등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역 간 상생발전의 새로운 지평을 연 `형산강 프로젝트`는 지난해 국책기관인 국토연구원에서 지역 상생발전 기본구상 연구를 통해 형산강의 역사, 문화산업, 생태자원을 활용한 8대 전략과제, 47개 사업을 발굴했으며 전체 예산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 에코생태탐방로
▲ 에코생태탐방로

□ 포항 구간 내년 17개 사업 추진

총 예산 중 포항시 구간의 예산은 5천억원 규모로 올해 13개 사업 158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는 내년 17개 사업 596억원을 목표로 국·도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포항~경주 지역 상생발전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포항시 연일읍 유강리에서 경주시 양동마을까지 두 지역을 연결하는 `상생로드(자전거 길) 개설사업`이 오는 25일 역사적인 연결식을 앞두고 있다.

포항시 남구 상대동 일원에 들어설 `형산강 수상레저타운`은 내년까지 총사업비 90억을 투입해 형산강 물길을 따라 수상레포츠 교육시설 및 체험인프라 구축을 통한 도시순환형 레저관광 시설로 조성키로 했다.

또 `형산강 에코생태탐방로`는 멸종위기 1급 조류 월동지로 유명한 연일읍 중명리~유강리 일원 형산강 하류를 중심으로 조성된다.

내년까지 총사업비 35억을 투입해 생태환경전망대와 생태환경 해설판 등을 설치한다. 조성이 완료되면 서식조류 생태환경 보호와 함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의 생태체험학습장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이 밖에도 자전거도로와 연계해 랜드마크 역할을 할 `형산강 상생인도교(150억, 16~18)`, 새로운 생태환경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친환경 생태테마랜드(150억, 17~19)`, 호국역사체험 교육의 장으로 조성되는 `학도의용군 호국문화길(10억, 16~17)`, 포항의 옛 부조장터와 경주 양동마을을 잇는 `형산 신부조장터 공원 및 뱃길 복원사업(90억, 17~19)` 등은 적극적인 국·도비 예산 확보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 생태 복원사업 강화

최근 이슈화된 형산강 수질문제와 관련해 시민들의 깊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형산강을 생명과 문화의 강으로 재창조하기 위한 `형산강 생태복원 종합계획`도 수립됐다.

시는 이미 추진 중인 `형산강 프로젝트`에도 생태환경 보전사업을 보완해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고부가가치 공간으로 조성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친숙하고 생명이 넘치는 수변 환경을 제공하는데 역점을 두고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또 형산강 환경개선을 위한 `형산강 퇴적토 준설사업`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국비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형산강 하구 및 철강공단 하수관거 정비`, `공단 비점오염 저감 완충저류시설 설치`, `형산강 퇴적물 측정망 운영지점 증설`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수질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 특히 이같은 수질환경 개선사업은 실행력을 높이고자 기존 `형산강 프로젝트`에 포함해 추진, 형산강 생태복원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견인한다.

 

▲ 수상레저타운
▲ 수상레저타운

□ 민·관 협력에도 역점

포항시는 지역 상생협력의 대표적인 롤모델로서 지역경제활성화의 새로운 모멘텀인 `형산강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시민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렴한다. 또 산학민관이 합심해 형산강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물론 생태적으로 쾌적하고 건강한 하천을 조성하도록 적극적인 가교역할을 펼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형산강은 강의 공동 활용을 통한 새로운 지역개발사업의 한 전형으로 시작해 울산과 경주, 포항을 이어주는 화해와 기회의 강으로서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올 한해 확인한 성과와 문제점들을 면밀히 분석해 내년에 더 사업을 촘촘하게 보완하고 개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형산강 프로젝트`는 형산강이 보유한 자원을 활용한 전략적인 지역발전의 성장동력 거점화의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인근 시군과의 상생을 지속적으로 이어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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