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는 어떤 것입니까? 울타리밖에 있지. 그 道말고요. 그럼 무슨 道. 大道 말입니다. 大道라면 장안가는 길이 있지. 어느 스님과 조주와의 선문답이 조주록에 실려 있다. 한번 크게 웃어볼 일이다. 공자께서도 태백편에 군자가 향해 가야할 도는 3가지가 있는데 나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 지혜있는 사람은 갈피를 못 잡는 일이 없고 용기있는 자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공은 이것은 선생님만이 할 수 있다 하였다. 어찌 이것만이 도일까. 도는 여러 가지로 서도, 다도, 검도, 예도 모든 삶의 길, 실생활이 바로 도의 수행이며 길인 것이다.

도를 道로 표현하면 어렵지만`길`로 해석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불가에서는 득도의 도를 평상심이라고 하고 남천께서는 “도는 知에도 속하지 않고 不知에도 속하지 않는다”라고 알 수 없는 현답(賢答)을 던져준다.

또한 공자께서도 “나의 한가지로 꿰뚫었다”고 이인편에 직접적인 말씀하셨고,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하셨다. 절실한 도를 구현하는 성인의 절박함에 소스라치는 전율을 느낀다.

“나의 도는 만법귀일 일귀하처인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하는 것이 `도`의 참맛을 알려주고 있다.

道라는 글자의 어원을 한번 살펴보면 行과 首(머리수)로써 首는 목의 상형인지라 다른 민족의 목을 묻어 정화된 길이라는 뜻이지만 파생되어 사람이 지키고 가야 할 바른길 도리 등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도는 항상 자기 신변에 있는데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은 헛되어 허공에서 길을 찾고 구하려 한다. 사는 것이 도이고 길이며 그 속에 맑은 답이 있다. 공자의 도는 바로 인(仁)이라는 한 글자에 귀결된다.

어질고 지혜 있고 용기를 갖춘 도심을 키워 만나는 모두에게 길이 되어 주고 그로인해 환해질 수 있다면 세상에 참 귀한 일이 될 것이다.

가끔씩 번개모임으로 만나 웃고 공부하고 담론하는 도반과의 만남은 나를 일깨워 주는 큰 회초리이다. 어질지도 지혜롭지도 못하고 용기마저 없는 나를 세워주는 도반들은 나를 3가지의 道로써 이끌어주고 깨워준다. 깊은 밤 생각만 해도 가슴이 환해진다.

솔뫼 정현식<서예가·솔뫼서예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