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성모병원 심혈관센터

▲ 심혈관센터 심병주 과장이 협심증 환자 시술 후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포항성모병원 제공

포항시 남구에 사는 70대 박모씨는 건강을 위해 지난달부터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어느 날 평소와 다름 없이 저녁 식사 후 아내와 함께 집 근처를 걸은 지 5분 정도 지나자 갑자기 가슴 통증이 느껴졌다. 등산, 탁구 등 다양한 운동을 해왔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숨이 많이 차고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 그는 아내의 부축으로 곧장 가까운 포항성모병원으로 향했다.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해 검사를 받아보니 협심증 진단이 내려졌다. 의사는 조금만 더 지체했다면 협심증으로 인해 돌연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권역 응급의료센터로 선정, 24시간 진료·수술 가능
심혈관중재 시술 인증의 365일 상주, 협동진료 체계 구축
지역최초 녹는 스텐트 시술·심방중격결손 비수술 시행 주목

포항성모병원이 협동진료를 바탕으로 한 신속·정확한 치료로 환자들의 골든타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선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 응급의료센터로 선정된 포항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는 포항과 경주, 영덕, 울진, 울릉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24시간 진료·수술하는 전문 응급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로써 환동해권 내 환자들은 병원 접근성이 높아지고, 병원은 환자 역외 유출 없이 신속한 치료와 응급수술 지원이 가능해졌다. 특히 응급의료센터는 119구급대와 핫라인(Hot-line)을 구축해 환자가 응급실 도착과 동시에 즉각적인 초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응급실로 이송된 환자는 최단 시간 내 가동 가능한 혈관 조영 촬영장비로 검사를 받는다. 심장 CT 판독 전문의 자격을 갖춘 영상의학과 의료진은 128채널 MDCT 및 3D 64채널 CT를 통해 진단하고, 국제심장 초음파 자격을 가진 의료진이 4D 심장 초음파 장비를 이용해 환자 상태를 점검한다.

포항성모병원 심혈관센터는 응급의료센터와의 협진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014년 심혈관중재 시술 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심혈관센터에는 심혈관중재 시술 인증의가 365일 상주하고 있다. 지역 최초로 녹는 스텐트 시술 및 심방중격결손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해 주목받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협심증, 심근경색증을 치료할 때 금속 스텐트를 사용하는데 이를 심장혈관에 장착하면 다시 뺄 수 없어 재발 시 재시술이나 수술적 치료에 제한이 있다. 또한, 혈관에 남은 철망으로 인해 항혈소판제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거나 재협착 발생 가능성도 있다.

 

▲ 포항성모병원 심혈관센터 의료진.                                                    /포항성모병원 제공
▲ 포항성모병원 심혈관센터 의료진. /포항성모병원 제공

하지만 포항성모병원 심혈관센터는 생체 흡수형 심장 스텐트, 이른바 `녹는 스텐트 시술`을 통해 금속이 아닌 봉합사의 재료로 쓰이는 폴리 엘-락타이드로 심장혈관 확장 후 혈류를 개선한다. 기존의 스텐트와 달리 혈관에 영구적으로 남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혈관에 완전히 흡수돼 혈관 기능을 안정적으로 정상화시킬 수 있다. 시술 후 장기적인 합병증에 대한 위험도 현저히 낮은 편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3년부터는 심방중격 결손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심방중격 결손은 선천성 심장기형의 일종으로 우심방과 좌심방 사이를 막고 있는 심방중격이 완전히 막히지 않아 구멍이 남아 있는 심장기형을 말한다. 전체 선천성 심장병의 약 8~10%를 차지하는 흔한 심장 기형 중 하나인데, 주로 출생 때나 영·유아기 때 발견된다. 출생 당시에는 발견되지 않다가 청소년기나 성인이 된 이후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비수술적 치료는 고도로 숙련된 전문의가 사타구니 부위의 대퇴정맥에 얇은 카테터(도관)를 삽입하고 심장 결손 부위를 특수기구로 막는 방식이다. 흉터가 없고 치료 후 2~3일이 지나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포항성모병원 심혈관센터 심병주 센터장은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이지만, 지역 내에서 치료하지 못해 타 도시로 가야 했던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의료인으로서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종합병원의 강점인 협진시스템과 대형병원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의술로 지역민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심혈관센터가 늘 깨어 있겠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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