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br /><br />경북부
▲ 김두한 경북부

울릉(사동)항 제2단계공사 중 큰 파도의 유입을 막아 주는 제1차 동방파제 공사가 총 1천651억원을 투입해 케이슨을 설치하는 등 어려운 공사를 끝내고 상부 타설공사에 들어가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또 약 1천억원이 소요되는 제2차 공사인 계류시설 등 접안시설은 대안입찰 방식으로 진행돼 4차례 유찰되자 종합심사낙찰제로 변경 공고했다. 이 두 가지 공사가 완료되면 선박이 안전하게 접안할 수 있다.

울릉주민들은 이 공사를 조속히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안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다. 그러나 최근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 7월 중앙연안관리심의회가 여객선부두를 국가어업지도선 상설선석으로 변경해 버렸다. 따라서 울릉항 제2단계 공사는 울릉주민들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것으로 바뀌었다.

애초 울릉항 제2단계 공사는 제1차 동방파제 640m, 부대공1식 건설, 제2차 북방파제 및 호안 520m, 여객선부두 150m(장래 계획 155m), 해군부두 190m, 해경부두 180m 등 3개의 계류시설(1천25m)로 진행됐다.

따라서 울릉 주민들은 2단계 공사가 끝나면 폭풍주의보에도 운항이 가능한 5천t급 여객선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이에 울릉주민은 분노하고 있다.

여객선부두가 국가어업지도선 상설선석으로 변경된 이유는 같은 곳에 비행장이 들어서기 때문에 수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이 아닐 수 없다.

울릉도에는 1천t이 넘는 여객선을 정박할 항구가 없다. 울릉도의 관문 도동항에 묵호~울릉 구간을 운항하는 4천599t급 여객선이 입항하지만, 도동항은 배가 접안하는 시설이지 항구가 아니다. 방파제가 없어 파도가 조금만 심해도 선박을 댈 수 없다. 따라서 주민들은 큰 여객선이 정박할 수 있는 항구를 원하고 있다.

울릉주민들이 연간 100일 가까이 고립되는 것은 파도가 높아서만이 아니라, 도동항에 방파제가 없어 접안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비행기가 취항한다 해도 50인승 규모로 20번을 다녀야 썬플라워호를 1회 운항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울릉주민은 50인승 비행기와 5천t급 전천후 여객선 중 하나를 택하라면 여객선을 택할 것이다. 울릉항 2단계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수많은 공청회가 열렸다. 하지만, 정작 울릉주민들이 필요한 접안시설을 배제하면서는 공청회 한 번 열지 않았으니, 해양수산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

울릉/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