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한식<br /><br />제2사회부
▲ 심한식 제2사회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우리가 자주 접하는 뉴스는 주로 국민에게 직무를 부여받은 선출직 공직자나 정치인에 관한 것이다.

아름답고 신명나는 것보다 심기를 건드리는 내용이 많아 `왜 이들은 선거철에 보여 주었던 겸손을 잊어버렸을까?`란 질문을 자주 하게 되고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자조 섞인 결론에 도달할 때가 흔하다.

정치인들의 이러한 모습은 꿈과 희망으로 설레야 하는 동심과 청소년에게 실망감을 주고, 사회를 비관적으로 보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경산지역에서도 선출직 공무원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벌이는 갑질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등 이상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최근 A 시의원은 공무원을 상대로 갑질을 해 비난을 샀다. 이 같은 행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예산안을 볼모로 갑질을 일삼는 경우는 시민들도 좋게 보지 않는다. 또 A 시의원의 행동이 다른 시의원들에게까지 전파돼 갑질이 반복재생산될까 두려워하는 공무원들도 적지 않다.

갑질을 일삼는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앞에 선 사람의 이야기, 조그마한 권력 앞에서 현재의 이익과 앞날을 계산하는 약삭빠른 행동에 길들여진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작 자신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대다수 시민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은 외면하는 우(遇)를 자주 범한다.

우리는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다`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있다.

신라 제48대 경문왕 때 의관을 만드는 복두장이 홀로 아는 왕의 비밀을 평생 말하지 않다가 죽게 될 때 도림사(道林寺) 대밭에 들어가 대나무에 대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의 귀”라고 소리 질렀고, 그 후 바람이 불 때면 대나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는 소리를 내 순식간에 그 소문이 널리 퍼져 나갔다는 내용이다.

임금님의 당나귀 귀는 비밀이었지만, 정치인의 귀는 역설적으로 새의 귀도, 쥐의 귀도 되어야 한다.

자신 귀의 비밀을 아는 복두장의 생명을 위협한 경문왕을 닮지 말고, 허물을 지적하는 진정한 친구를 더 사랑하는 용기와 관용을 가져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말하지 못하는 고통도 헤아리고 알아주는 귀가 더 대접받는 세상은 언제 오려나.

경산/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