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만명 당 12.9명…17개 시·도 중 최하위
산부인과 등 `비인기 진료과` 전문의도 태부족
비선호 전공과목 정원 확대 등 대책 마련해야

경북지역의 의사(醫師)가 전국에서 `가장 귀한 몸`이 됐다. 전문의 수도권 쏠림현상으로 경북도 내 의사 수가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가운데 의료기관에서는 지방에서 근무할 전문의를 구하기 어려운데다 치솟는 의사들의 몸값 때문에 고충을 겪고 있다.

□경북, 인구대비 전국 `꼴찌`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경북도 내 의사 수는 3천527명으로 인구 1만명 대비 의사 수는 12.9명이었다. 이는 전국 평균(18.7명)에 크게 못 미치는데다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적은 수치다. 특히 경북지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인구 1만명 대비 의사 수가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27.1명)과 광주(22.7명), 대전(22.2명), 부산(21.4명), 대구(21.3명) 지역의 의사 수는 평균을 웃돌았다. 의사 10명 중 6명은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몰려 있는 셈이다.

지역 내 산부인과, 소아과 등 일명 `비인기 진료과`의 전문의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경북지역 인구 10만 명당 산부인과전문의는 전국 평균(11명)보다 낮은 7.9명으로, 17개 시·도 중에 가장 적었다.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전국 평균 20곳인 반면 경북에는 13.4개로 전남(7곳), 충남(13.2곳)에 이어 세 번째로 적었다.

□경북 의사 연봉 전국 3위

문제는 지방 의료기관이 의사인력을 구할 때 높은 인건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의사연봉은 지난 2008년 평균 1억2천200만원에서 2014년 1억6천500만원으로 연평균 5.2%씩 늘었다. 같은 기간 근로자의 평균소득 증가율(3.2%)보다 2.0%p 높은 수치다.

의사연봉 체계는 지역별 의사 수와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5회계연도 결산분석 자료에 따르면, 경북지역의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전문의 1인당 인건비는 1억9천700만원으로 울산, 경남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서울(1억3천200만원)과 비교하면 경북 의사들이 6천500만원 가량 더 받는 것이다. 비수도권 지역의 높은 의사연봉은 지방병원 경영난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포항에 소재한 A종합병원 관계자는 “의사들이 좀처럼 지방으로 안 오려고 한다. 그래도 병원 운영을 위해서는 `모셔 와야` 하는데 특히 외과 전문의 연봉이 가장 높은 편”이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의료계에서는 의사 인건비 부담이 전체 운영비의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덩달아 지방 병원의 폐업률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서비스 불균형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향후 의사인력 공급부족 탓에 지역 간 의료서비스 불균형이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건의료인력 수급 중장기 추계결과`를 통해 오는 2030년 최대 9천960명의 의사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의과대학 입학 후 의사자격을 갖추기까지 최소 6년, 전문의 자격은 약 11년이 소요돼 의사 수 확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산부인과 등 비선호 전공과목의 정원을 확대해 지방 의료서비스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포항시의사회 관계자는 “의사들은 같은 연봉을 받더라도 교육환경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한 결과 지방보다 수도권이나 대도시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역 간 의료서비스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접근 아닌 수요공급을 따져 악순환이 지속되지 않도록 지역 협의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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