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도내 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넘어
배뇨질환 환자, 개인 병·의원서 치료 받아야
요양병원 개설때 지정의사 목록에 포함돼야

2년 후 경북지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차지해 초고령사회에 접어든다.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지역 내 요양병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도내 요양병원 가운데 고령환자들이 주로 겪는 배뇨질환을 치료할 비뇨기과전문의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요양병원 경기, 부산 이어 최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경북도 내 65세 이상 인구는 약 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8.9%가 해당된다. 이 수치가 오는 2018년엔 20%를 넘어 경북은 전남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고령화도시가 된다. 통계청은 경북의 노령화지수가 2030년 전남을 추월해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늙은 도시`라는 꼬리표를 달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요양병원도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조사결과 올해 경북도 내 요양병원 수는 총 113개로 경기도(278개), 부산광역시(192개)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5년 새 요양병원 수가 늘지 않거나 감소한 지역이 있는 반면 경북은 그동안 꾸준히 시설이 늘었다.

요양병원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전립선비대증이나 요실금처럼 배뇨질환을 치료할 비뇨기과전문의가 상주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노인성 배뇨질환을 앓는 환자가 요양병원에 수두룩한데 요양병원 개설 시 비뇨기과전문의는 지정의사 목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뇨기과전문의 배치 `발등의 불`

지난 5월 김계환 가천대 길병원(비뇨기과) 교수는 수도권 소재 11개 요양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요양병원에 비뇨기과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다`고 응답한 이는 단 1명도 없었다.

포항시 상황도 다르지 않다. 18일 지역 내 10여 곳의 요양병원 문의 결과 신경외과, 한방과 전문의는 상주하고 있지만 비뇨기과전문의가 진료하는 곳은 없었다. 심평원 심사결과 1등급(2014년 기준)을 받은 요양병원 4곳(남구 1곳·북구 3곳)에서도 비뇨기과 진료는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요양병원 환자들은 비뇨기과 질환을 앓으면 내부진료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문제는 지역 의료기관의 비뇨기과전문의 수급 상황도 원활하진 않다는 것이다. 종합병원에는 비뇨기과전문의가 각 1명씩 진료 중이며, 이밖에는 개인 병·의원을 찾아야 한다.

지역 의료계는 앞으로 10~20년 후 비뇨기과전문의 부족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비뇨기과는 의료수가가 낮아 전공의 지원율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기피 진료과` 지원책에도 빠져 있는 상태다.

□해외서 비뇨기관전문의 영입하나

지역 의료기관 관계자들은 현재 포항시 내 비뇨기과전문의가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초고령사회 진입을 대비하려면 무엇보다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포항시의사회 김두중 사무국장은 “실력을 갖춘 비뇨기과전문의는 하루아침에 양성되지 않는다”면서 “고령사회를 대비해 젊은 비뇨기과 의사가 많이 배출돼야 한다. 나중엔 필리핀 등 해외에서 비뇨기과전문의를 영입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비뇨기과 진료에 대한 인식 개선도 요구된다. 비뇨기과는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은 물론 요로결석과 요실금을 치료한다. 특히 요실금을 앓는 중년 여성들이 비뇨기과 대신 산부인과를 찾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포항의료원 비뇨기과전문의 배재준 진료과장은 “읍·면 지역의 노인들은 배뇨질환을 치료해야 하는지 혹은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몰라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혈압, 당뇨처럼 배뇨질환 역시 노인 만성질환으로 인식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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