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기 활성화 위해 1억5천만원 들여 유치
숙소 밝힌 4곳 모두 영덕·대구 등서 숙식 해결
훈련장 부족 탓… 시민 “대회 유치 신중해야”

포항서 열리는 전국야구대회의 일부 참가팀들이 인근 타 시군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포항시가 대회 유치에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대회 참가팀들의 숙식 등 소비가 타지역에서 이뤄짐에 따라 당초 지역 경기 활성화 명목으로 대회를 유치했던 목적에 크게 벗어나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지역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1억5천만원을 들여 전국대학야구 하계리그를 유치했고, 지난 20일부터 내달 8일까지 포항야구장과 포항생활체육야구장에서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20일부터 2부리그(2년제 대학)가 시작됐고, 1부리그(4년제)는 23일부터 경기가 시작된다.

문제는 이들 팀 중 일부가 대회를 유치한 포항이 아닌 타지역에 캠프를 차렸다는데 있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A대학 등 4개 팀들이 영덕과 경주, 심지어 대구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이번 대회를 치르는 것으로 확인됐고, 8개 팀은 내부사정으로 인해 숙소를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포항시는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1억5천만 원을 들여 이 대회를 유치했다. 실제로 리그전을 치러야 하는 각 팀은 최소 10일간 지역에 머무르게 되며, 20~30명으로 구성된 팀들이 하루 숙식 등으로 소비하는 금액만 약 300만원에 달한다. 팀당 3천만원을 소비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영덕과 경주 등지에 캠프를 꾸린 팀들은 포항에 연습 경기장이 턱없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훈련 여건이 좋은 인근지역에 숙소를 잡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타지역에 숙소를 꾸린 한 팀 관계자는 “포항에는 연습장이 거의 없어 환경이 좋은 인근 지역에 숙소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실지로 포항에는 포항야구장과 포항생활체육야구장, 곡강 1·2야구장 등 4개 야구장이 있다. 대회를 치르는 포항야구장과 포항생활체육야구장을 제외하면 참가팀들은 곡강 1·2야구장에서 훈련을 해야 하나, 한정된 장소와 시간으로 이곳을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훈련 구장을 생각하지 않았던 탁상행정으로 인해 수억 원의 소비가 타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포항시 관계자는 “훈련장이 부족한 탓에 일부 팀들이 영덕, 경주에 숙소를 꾸린 것으로 알고 있다. 숙박 등은 대학팀들이 결정하는 것으로 강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만, 지역을 벗어나 숙소를 잡은 팀들에게는 야구 용품을 지원하지 않을 예정이며, 향후 대회 유치 시에는 이 같은 문제가 없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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