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포항물회 식당 전국방송 뒤
주말 1천명 찾아, 2시간 대기
작년 9월 전통시장 등록, 변신
좌판 간판도 현대식으로 바꿔
젊은층 끌어들일 방안 모색중

▲ 지난달 28일 한 방송사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방송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포항 북부시장의 새포항물회식당에 12일 휴일을 맞아 소문난 맛을 보기 위해 식당을 찾은 관광객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지난 11일 오전 10시께 포항 북부시장 입구에 자리한 새포항물회 식당 앞으로 `대기행렬` 진풍경이 벌어졌다. 포항 전통물회를 맛보려고 모인 사람들은 30℃를 웃도는 뜨거운 태양 아래 수십 미터 장사진을 쳤다. 대기 번호표를 손에 쥔 이들은 휴대전화로 영화를 보며 기다리는 대학생부터 갓난아이를 안고 손 부채질을 하는 초보아빠까지 20~30대 젊은 층이 주를 이뤘다.

2시간가량 기다려 물회 한 그릇을 받아든 직장인 손모(33·전남 여수)씨는 “전날 저녁에도 대기인원이 많아 결국 친구들과 근처 숙소에서 하룻밤 묵고 아침 일찍 줄섰다”면서 “포항관광도 하고 물회 맛도 좋아 여름휴가 때는 가족들과 또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퇴락한 전통시장의 대명사로 불린 포항북부시장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최근 북부시장의 특화된 전통물회가 재조명되면서 시장뿐만 아니라 도심 재생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1955년 형성된 포항북부시장은 도심황폐화로 직격탄을 맞아 활기를 잃기 시작했다. 기울어가던 북부시장의 `희망`을 포항뉴리더(회장 정연태)가 알아봤다. 오랜 역사와 특화된 수산물, 중앙상가 및 영일대해수욕장과의 접근성 등 여러 장점이 재생(再生)해야 할 이유였다. 결국 지난해 9월 북부시장은 포항시 전통시장으로 정식 등록하며 변신을 시도했다. 시장 내 좌판 횟집 20여곳의 간판은 현대식으로 디자인했지만, 옛 정취를 살리고자 리모델링은 최소화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특권이다. 얼마 전 한 방송사의 유명 맛집 프로그램이 북부시장 `새포항물회` 식당을 소개했다. 방송 이후 입소문을 타고 식당에는 하루 평균 손님 500여명, 주말에는 1천여명의 인파로 북적인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식당과 물회를 찍은 인증샷이 수백 개에 달한다.

새포항식당 주인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시장이 한산했는데 지금은 외지에서 젊은 총각, 아가씨, 심지어 고등학생들도 물회 맛보러 찾아온다”며 “전통시장 등록 후 비교적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 속에서 북부시장 입구 버팀목 역할을 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포항KTX 개통으로 교통 접근성까지 편리해지면서 북부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다. 평균 대기시간이 1~2시간이라 시장 내 인근 식당으로 발길이 이어지는 효과까지 있다.

북부시장상인회 안석용 회장은 “물회 먹으려고 사람들이 몇 시간씩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에 상인들도 가게 문 여는 맛이 난다”면서 “새콤달콤한 얼음 육수를 넣어 먹는 것과 달리 과거 70년대 뱃사람들이 해먹던 방식을 고수해 왔다. 식당마다 고추장을 직접 담가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포항뉴리더 정연대 대표는 “북부시장의 역사와 전통을 유지하면서 현대사회와 조화를 이뤄낼 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라며 “특히 디자인적인 부분을 보완해 젊은 층을 북부시장에 끌어들일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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