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락현<br /><br />대구경북부
▲ 김락현 대구경북부

이번 20대 총선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특히 새누리당의 안방인 TK지역에서의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들의 안방 중에서도 아랫목이라 할 수 있는 구미를 주목해야 한다.

구미는 고(古)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정치인들은 그동안 구미에 오면 제일 먼저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참배를 하고,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구미는 자부심을 가지고 정권을 지지해야 한다고 늘상 이야기 해 왔다.

실제로 구미시민들도 그런 자부심이 상당하다.

그런 구미지역에서 시민 10명 중 4명이 구미 갑 지역에 출마한 민중연합당 남수정후보에게 표를 줬다.

남 후보는 새누리당 안방 지역에서도 아랫목인 구미지역에서 무려 38.08%의 표를 얻었다.

임오동의 한 투표구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보다 24표나 더 많은 표를 얻기도 했다.

구미시민들이 이번 선거에서 이름도 생소한 민중연합당의 남수정 후보를 찍은 이유를 새누리당은 알아야 한다.

단순히, 공천파문과 옥새파동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마음을 돌렸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구미의 50대 시민은 “투표권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투표를 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오만이 너무나 보기 싫었다. 그렇다고 다른 당을 지지하거나 할 수는 없어 아예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민심은 투표율에서도 잘 나타났다.

구미지역 투표율은 49.1%로, 전국 평균투표율 58.0%와 경북 평균투표율 56.7%에 비해 매우 낮았다.

낮은 투표율에서도 무효표가 구미 갑 4.20%, 구미 을 6.60%나 된다.

구미시민들이 새누리당을 외면하는 이유는 그동안 맹목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과 그 후보들은 어떠한 정책도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구미와 경북의 장기적인 계획이나 비전에 대한 공약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구미시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맹목적인 지지는 아니었지만, 새누리당과 새누리당 후보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

새누리당과 당선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잊지 말고, 말 뿐인 공약보다 실천가능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래에 대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구미/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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