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농구 첼시 리는 추천 대상자로

▲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홍성표 위원장 주재로 제1차 공정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공정위원회는 이날 마라토너 에루페와 여자농구 첼시 리의 귀화 신청을 심사했다. /연합뉴스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청양군청)의 한국 국적 취득이 사실상 좌절됐다.

대한체육회는 6일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13층 회의실에서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에루페의 육상 우수인재 특별귀화 추천에 대해 심의한 결과 특별귀화 추천을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함께 심의 대상에 오른 여자농구 선수 첼시 리(27·KEB하나은행)는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로 선정됐다.

에루페가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에서 제외된 것은 2012년 도핑 이력 때문이다.

에루페는 당시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을 보여 2년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올해 1월 특별귀화 추천 심의에서도 이 문제 때문에 추천이 보류됐다.

당시 에루페는 “말라리아 치료 목적으로 쓴 약물이었다”고 해명했으나 대한체육회는 “주장을 증명할 추가 자료 검토가 필요하다”며 추천 결정을 뒤로 미뤘다.

이날 대한체육회는 “미리 치료 목적으로 이 약을 쓰겠다고 신청을 할 수 있는 `치료목적 사유 면책특권 제도`가 있지만 이것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에루페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았을 때도 정말 고의성이 없었다면 이의신청을 해야 했지만 이를 하지 않았다”며 치료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했다는 에루페의 주장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았다.

체육회는 “에루페 특별귀화 추천에 대한 재심의는 앞으로 없다”며 “정말 귀화하고 싶다면 특별귀화가 아닌 일반귀화 신청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에루페는 지난달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5분13초의 국내 대회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가 될 경우 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메달권 진입도 바라볼 수 있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이날 심의 결과에 따라 에루페의 태극마크에 대한 꿈은 사라지게 됐다.

체육회는 함께 심의를 받은 여자농구 선수 첼시 리는 특별귀화 대상자로 추천하기로 했다.

그는 오는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할머니가 한국계로 알려진 첼시 리는 2015-2016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부천 KEB하나은행 소속으로 뛰면서 정규리그 15.2점에 10.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신인상을 받았고 득점과 리바운드, 2점야투, 베스트 5, 공헌도상 등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6관왕에 오르며 실력을 입증해 보인 선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