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순례
장성동 `가야성`

▲ 포항시 북구 장성동 그린종합상가에 자리한 중국음식점 `가야성`.

의외의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식당을 불쑥 만날 때가 있다.

평소에는 가던 걸음을 재촉하며 지나치기 마련이지만, 배가 고플 때에는 반가움에 발길을 멈추게 된다. 별 기대 없이 음식을 주문했는데 서비스는 물론 맛까지 좋다면 복권에 당첨된 기분마저 든다.

포항시 북구 장성동의 `가야성`도 기대 이상의 기쁨을 안겨주는 동네 중국집이다. 그린종합상가 입구를 지나 바로 정면에 자리한 가야성은 우연히 이곳을 찾은 손님들의 주린 배는 물론 허한 마음까지 채워주는 곳이다.

가야성에 들어서면 여느 식당과 분위기부터 다르다. 일단 위치부터 식당이 있을만한 자리가 아니다. 상가건물 1층 외곽에 자리해 인적이 드문 편인데, 식당 내부에도 4인용 탁자 3개가 전부다.

중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인 만큼 배달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주문부터 조리, 배달, 계산까지 부부가 함께 분담하는데 어느새 이곳에서만 23년째 영업 중이다.

주인장에게 이 집에서 가장 맛있는 메뉴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중국집이니 자장면이 가장 맛있다`는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자장면 한 그릇에 4천원으로 가격부담도 적은 편이다. 이왕이면 비싼 걸 주문해 달라는 주인의 웃음 섞인 농담에 간짜장과 탕수육, 만두까지 주문했다.

가야성의 대표메뉴인 자장면은 남다름을 자랑한다. 동네식당이라 음식의 수준도 아마추어일 것이라 여겼지만, 비주얼부터 맛까지 예사롭지 않다. 풋풋함 속에 넉넉한 인심까지 담았다. 잘게 썬 돼지고기와 양파, 버섯 등 각종 식재료들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 달걀후라이를 얹은 간짜장면.
▲ 달걀후라이를 얹은 간짜장면.

면발 위에는 달걀후라이를 얹어 내 소소한 감동까지 전한다. 야채가 푸짐하다 보니, 소스를 면에 부어 비벼 먹다 보면 숟가락을 동원해 떠먹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노란 튀김옷이 인상적인 탕수육은 취향에 따라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소스를 따로 담아낸다. 소스에는 곱게 칼집을 내 한껏 멋을 부린 당근부터 목이버섯, 배추, 양파 등 각종 재료를 아낌없이 넣었다. 얇게 썬 사과는 달콤한 소스에 새콤함을 더한다. 다양한 식재료를 넣은 덕분에 소스를 고기 튀김에 부으면 색감이 더욱 화려해진다. 고기 튀김은 바삭함과는 거리가 멀다. 돼지고기를 달걀반죽에 버무려 튀겨 내 푹신하고 보드랍지만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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