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15일까지 5차례

인간과 최첨단 인공지능의 역사적인 대결이 오늘부터 막을 올린다.

세계 최강의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33) 9단과 구글이 자랑스럽게 내놓은 최신 인공지능`알파고`(AlphaGo)가 9일 오후 1시 서울에서 5번기 첫 대결을 펼친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오는 15일까지 총 5차례(11일, 14일 대국없음)에 걸쳐 대국한다. 대국방식은 백을 잡으면 덤 7.5집을 주고 제한시간 각각 2시간. 초읽기 1분 3회다. 승자는 100만달러 상금을 가져간다. 세기의 대국에 쏟아지는 관심을 반영, KBS 2TV도 1번기를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패를 제외하고도 10의 800승에 달해 사실상 무한대다. 이뿐 아니라 직관과 감각을 동원해야 하는 게임이어서 인공지능이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혀왔다. 그러나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바둑챔피언 판후이 2단과 동등한 조건으로 겨룬 대국에서 5대 0으로 승리, 최초로 인간 프로기사를 꺾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인간이 자존심을 지키느냐, 첨단 인공지능의 진일보를 확인하느냐를 판단하는 척도가 된 이번 대국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하고 있다.

세기의 대국을 하루 앞둔 8일 국내외 300여 명의 기자가 모인 가운데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간담회에서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알파고는 지난 10월보다 업그레이드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세돌 9단은 이날 “내일 대결은 바둑이나 인공지능 역사에 획을 그을 것”이라며 “뜻깊은 자리에 있어서 기쁘고 영광”이라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깜짝 등장, 세계 최고의 IT업체 중 하나로 꼽히는 구글이 이번 대국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보여줬다. 슈미트 회장은 “결과와 관계없이 이번 대결의 승자는 인간”이라며 “인류에 아주 중요한 하루가 될 것”이라며 축사를 건넸다.

구글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전 세계에 유튜브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홍성식기자

    홍성식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