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망초는 지치과 여러해살이풀로 꽃말은 `나를 잊지 말아요`이다.
“날 잊지 마셔요. / 그 음성 오늘따라 / 더 가까이에 들리네. / 들리네.”(김춘수 시 `물망초`)

물망초는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꽃말로 더 유명한 꽃이다. 영어 명칭은 forget-me-not이다. 전설에 의해 물망초(勿忘草)는 신의와 우애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수많은 문학 작품과 노랫말에도 등장한다. 유럽이 원산지인 물망초는 헨리 4세가 자신의 문장으로 채택한 꽃으로 유명해졌다. 이 꽃을 가진 사람은 연인에게 버림받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주변에서 치매와 관련된 강좌나 모임에 물망초가 들어가 있는 명칭을 볼 수 있다. 꽃말 때문이다. 고산에서 자라는 것들이라 키가 작고 바위틈에서도 잘 자란다. 개량된 원예품종들은 화단용으로 부케용으로 인기가 높다.

옛날 독일에 살았던 루돌프와 벨타는 서로 사랑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다뉴브 강 기슭을 거닐다가 강가 서쪽에 본적 없는 연보라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참으로 예쁜 꽃이었다. 루돌프는 그 꽃을 벨타에게 주기 위해서 그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꽃을 따 가지고 헤엄쳐 건너오다가 그만 기진맥진하여 물에 휩쓸렸다. 루돌프는 물에 떠내려가면서 손에 쥐고 있던 꽃을 연인에게 던지며 외쳤다. “날 잊지 말아요!” 그것이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 꽃을 꺾다가 죽은 연인을 생각하면서 평생 그 꽃을 몸에 지니고 살았다. 이 이야기를 아는 젊은이들은 다뉴브 강 가를 거닐 때마다 가엾게 죽은 젊은 청년을 생각하며 그 꽃을 `물망초`라고 불렀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