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서 銀… 4종목 18점대, 합계 72.964 개인 최고점

▲ 손연재(22·연세대)는 은메달과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21일(한국시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 /손연재 인스타그램 캡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가 올 시즌 첫 국제대회인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다가오는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손연재는 20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드루즈바 스포츠콤플렉스에서열린 `2016 모스크바 그랑프리` 개인종합 둘째 날 곤봉에서 18.366점, 리본에서 18.166점을 받았다.

전날 후프에서 18.066점, 볼에서 18.366점을 얻은 손연재는 4종목에서 모두 18점대를 찍고 합계 72.964점으로 알렉산드라 솔다토바(74.066점·러시아)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72.682점을 기록한 러시아의 아리나 아베리나에게 돌아갔다.

손연재는 2011년부터 시즌의 출발을 알리는 2월 모스크바 그랑프리에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출전해왔는데, 시상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연재는 첫 출전한 2011년에는 개인종합 19위를 기록했고, 2012년 18위, 2013년 10위, 2014년 6위를 차지하는 등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러시아체조연맹이 주관하는 모스크바 그랑프리는 리듬체조 최강국인 러시아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기 때문에 국가당 출전 선수의 수를 제한하는 국제체조연맹(FIG)주관의 월드컵 대회나 세계선수권대회보다 훨씬 더 경쟁이 치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회에도 비록 세계선수권 3연패에 빛나는 야나 쿠드랍체바가 불참하긴 했으나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은메달 후보인 마르가리타 마문을 비롯해 알렉산드라 솔다토바, 아리나 아베리나, 디나 아베리나, 카리나 쿠즈넷소바, 이리나 아넨코바 등 러시아를 대표하는 선수 6명이 출전했다. 손연재는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내며 올림픽을 앞두고 커다란 자신감을 쌓았다. 마문(72.432점)은 후프(17.300점)와 리본(17.466점)에서 17점대를기록하며 4위에 그쳤다.

특히 손연재는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멜리티나 스타뉴타(72.249점·벨라루스)가 리본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고 5위로 추락한 틈을 타 지난해 7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처음으로 스타뉴타보다 높은순위를 점했다.

손연재는 올 시즌 새 프로그램을 짜면서 지난 시즌처럼 한쪽 다리를 구부리고 도는 포에테 피벗이 아닌 한쪽 다리를 쭉 펴며 도는 피벗을 시도하고, 댄싱 스텝도 빈틈없이 배치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 난도를 높인 손연재는 지난 시즌보다 높은 점수대를 획득하며 다가올 올림픽에서 스타뉴타, 리자트디노바와 불꽃 튀는 대결을 예고했다.

손연재가 이날 획득한 4종목 합계 72.964점은 지난해 8월 소피아 월드컵에서 기록한 72.800점을 넘어서는 개인 최고점이다.

더불어 손연재는 볼과 곤봉에서도 나란히 18.366점을 얻으며 역시 개인 최고점을 찍었다. 종전까지 볼과 곤봉 최고 점수는 역시 소피아 월드컵에서 각각 기록한 18.300점, 18.350점이었다.

손연재는 2조 7번째 순서로 곤봉 연기를 시작했다.

경쾌하고 발랄한 테리 스나이더의 `오예 네그라(Oye Negra)`에 맞춰 깜찍한 연기를 이어간 손연재는 마지막 마스터리에서 실수가 나왔다. 곤봉 점수는 18.366점.

마지막 실수만 없었다면 18.5점대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실수였다.

손연재에 앞서 곤봉 연기를 펼친 스타뉴타가 18.550점을 얻으며 손연재와의 점수 차는 0.015점으로 좁혀졌다.

하지만 스타뉴타가 마지막 리본에서 큰 실수를 저지른 반면 손연재는 자신의 승부수인 리본에서 탱고 음악인 `리베르탱고(Libertango)`를 배경으로 강렬하고 노련한 연기를 펼쳤다.

비록 프로그램 중간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18점대를 찍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손연재는 후프(5위), 볼(3위), 곤봉(4위), 리본(3위) 등 상위 8명이 진출할 수 있는 종목별 결선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