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락<br /><br />수필가·경주청하요양병원장
▲ 이원락 수필가·경주청하요양병원장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되어 내면을 안착시킬 때 비로소 우리는 평안함을 느낀다. 이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면 그는 자기 주위마저 안락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사방에서 일어나는 여러 여건들로 우리의 생각에 풍파를 일으켜서 매일의 삶은 불안을 연속시킨다.

인간은 평화를 바라면서도 마음속에는 탐욕과 증오심, 싫어함, 시기함 등으로 꽉 차서 화평한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다. 세상은 우리에게 원한과 대결을 계속 부추긴다. 그래서 세상일을 처리함에 있어서도 투사정신을 부추기고 전쟁에서 승리하면 영웅시 한다. 과격함을 좋아하고 평화를 지향하면 나약한 사람으로 몰아붙인다.

세상은 한시도 평화로운 시간이 없다. 몇 년 전 복지국가인 노르웨이에서도 극우 청년의 테러로 80여 명이 목숨을 빼앗겼고 그 당시 영국의 복판에서도 난동과 폭력, 약탈이 자행되기도 했다. 또 지금 아프리카나 중동지역에서도 살상이 계속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남북 관계가 일촉즉발인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보면 평화를 주창하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죽임을 당하거나 말로가 비참하였다. 흑인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링컨, 히틀러 시대에 평화를 위해 노력한 폰 회퍼, 흑인의 비참한 현실의 개선을 위해 노력한 루터 킹 목사 등이 그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인류를 구원하려던 예수는 `소란 죄`로 십자가에서 처형을 당했다. 이와 같이 평화는 많은 대가를 치루면서 조금씩 자라왔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전쟁이 없어도 가난하거나 여러 질병이 만연한 곳, 독재정치를 하는 곳에는 평화가 없다. 사상 대결이 있거나 끝없이 내분이 일어나는 곳이면 평화는 떠나 버린다. 너무 조용한 것도 좋지 않다. 억압된 분위기가 여기에 속한다. 억눌려서 조용하기만 하고 논쟁이 없다면 그곳은 공동묘지와 같은 곳일 것이다.

그럼 평화로운 곳이란 어떤 장소일까? 그곳은 현제명의 노래에서와 같이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 서로가 격려하는 화해의 언덕이다. 돛단배가 노를 저어 인생의 바다에서 험한 물결을 넘어가서야 비로소 도달하는 산천경개 좋은 언덕, 자유, 평등, 행복이 가득한 곳이다. 갈등으로 소란한 곳이 아니고 문제점이 있을 때, 화합하여 노력하는 곳이다. 그곳에 도달하려면 많은 험하고 어려운 고난을 이겨 나가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가슴 속에 이런 긍정적인 각오가 넘쳐날 때 바로 거기에 평화가 깃들 수 있다.

평화는 더 좋고, 더 아름답고 건강하고 정의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곳에 있다. 단점과 갈등과 경쟁심으로 가득 찬 가슴을 가진 인간이 삶을 지배하면 평화는 존재할 수 없다.

무질서, 질병, 억압, 인권 말살, 사람차별이 있는 곳에는 평화가 깃들지 않는다. 그래도 있다면 염려와 두려움으로 가득한 가짜 평화가 있을 뿐이다.

평화를 가지기 위한 인간들의 피나는 노력 중 제일 크게 요구되는 것은 가난에서 해방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사회의 모든 조직을 가동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도 여기에 포함된다. 또 한 가지는 무지와 어리석음에서 탈출시켜야 한다. 그래서 사회의 모든 소식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 민주화가 뭔지 삶의 지향점은 어디여야 하는지를 토론해 보아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환경보호로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 지금은 환경파괴로 인해 전 생명체가 버려지는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부추겨서 지구의 온도를 변화시키고 있지만 성장과 발전, 개발 지상주의로 파괴되는 생활 터를 잘 보존해야 평화롭게 살 수 있는 터전이 된다.

평화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는 매우 어려워 보이지만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은 없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