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농식품 강소기업을 찾아서
(3)연담한과

▲ 이미연 연담한과 대표
▲ 이미연 연담한과 대표

“우리 한과 인기요? 아유~폭발적이죠! 호호호”

지난 2013년 8월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 사업장을 마련한 `연담한과` 이미연 대표의 웃음소리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농촌여성 기업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물씬 묻어났다.

그는 “명절을 맞는 것도 어느새 3년차네요. 보통 처음 5년간은 재료도 많이 버리고 실패를 거듭한다고들 하던데, 사업초기 3천만원으로 시작해서 꾸준히 매출이 늘어 지금은 웬만한 업체에 버금갈만큼 탄탄해졌어요”라고 말했다.

설탕·방부제 사용 안한 특별한 조청이 비결
입 안서 살살 녹는 맛, 소비자 마음 사로잡아
올해 강정·약과 등 품질좋은 제품 생산 계획


연담한과가 `실패 없는 성공`에 이르기까지 팔할(八割)이 `어머니`였다. 이미연 대표는 자신의 어머니가 한과를 만들던 방식 그대로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직접 농사지은 쌀부터 한과를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재료는 지역에서 생산한 것으로 버무린다. 설탕처럼 인위적인 당분을 사용하지 않고 방부제 등 옛 것이 아닌 것은 섞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특별한 맛을 내는 비결은 조청이 쥐고 있다.

이 대표는 “연담한과의 조청은 물과 쌀, 엿 질금 세 가지 재료를 배합해 만든 천연당분입니다. 세상엔 다양한 한과가 있지만, 제조과정마다 손길을 거친 제품은 모양과 색, 맛 모두 다를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연담한과는 단순히 어머니의 방식을 따라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엄마의 마음`으로 더 나은 먹을거리를 위한 연구를 거듭해 완성됐다.

남들은 몇 십년씩 걸린다는 한과를 만드는데 불과 3년이라는 단기간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연구`덕분이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한지 3년이 됐지만, 이 대표는 지난 5년간 끊임없이 공부했다고 털어놨다.

사업 초기엔 완제품을 만들기까지 성공률이 60%에 불과했다. 수차례의 고민과 고심 끝에 지난해에는 생산과정 체계를 잡아 성공률을 80%까지 끌어올렸다.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의 이 대표는 앞으로 모양이나 색감 등을 보완하면 100%의 성공률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 연담한과의 조청과 한과 제품 <br /><br />/연담한과 제공
▲ 연담한과의 조청과 한과 제품 /연담한과 제공

이 같은 엄마의 땀방울은 소비자들의 입안에 녹아들어 마음까지 감쌌다. `너무 맛있어 하나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연담한과는 입안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과자처럼 딱딱하지 않고 연한데다 끝맛은 담백하기까지 하다. 이(齒)에 달라붙지 않는 조청의 매력은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자꾸만 손이 가는 이유다. 애초 `연담`은 연꽃 연(蓮)에 못 담(潭) 자를 써서 `작은 연못에 연꽃이 피었다`는 뜻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막상 한과를 만들고 보니 그 맛이 연하고 담백해 연담과 잘 어울리는 제품이 완성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특히 제품이 잘 만들어져서 유난히 옛날 생각이 나더라고요. 초기엔 맛도 모양도 많이 부족했을 텐데 그동안 믿고 찾아준 소비자들 덕분에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한과 판매의 80~90% 가량이 지역 내에서 소비되고 있어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라고 말했다.

향후 비전에 대한 물음에 이 대표는 “아직 초기라 거창한 계획은 없어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아직은 제품에 대한 연구에 몰두할 때라는 것이다. 그동안은 한과를 만드는 데 집중했지만 올해는 강정과 약과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아이들 체험장`얘기가 나오자 그의 말이 빨라졌다. 초창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사업장에서 한과체험을 시도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더 나은 시설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아이들에게 한과를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한 가지를 먹더라고 소비자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질의 제품을 완성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소박한 이 대표의 비전에 엄마의 마음이 선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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