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페 귀화위해 법제상벌委 참석

케냐 출신으로 한국 국적 취득을 추진하는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가 앞으로 한국 마라톤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밝혔다.

에루페는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제21차 법제상벌위원회에 참석해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에루페는 법제상벌위원회 참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 뛴 5차례 경기에서 모두 우승하는 등 운이 따랐고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정직함과 인성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경주국제마라톤 대회에서도 2시간7분01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그는 “한국 분들을 만나고 한국 대회에 출전하면서 경기력도 좋아져 한국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며 “오늘 법제상벌위원회에 참석해 나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2년 말 도핑테스트 양성 판정을 받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자격정지 2년을 받아 2015년 1월 복귀한 전력이 있다.

에루페는 이에 대해 “그때 말라리아에 걸려 치료 중이었다”고 해명하며 “마침 그 시기에 도핑 검사를 받게 돼 케냐육상연맹에 진단서 등 관련 서류까지 첨부해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귀화가 되면 한국의 전통문화를 존중하고 따르겠다”며 “한국의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루페는 “귀화가 되지 않더라도 다음에 다시 시도할 수도 있고 내 인생은 계속되는 만큼 너무 걱정하지 않고 결정에 따르겠다”며 “다만 한국 사람들을 만나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아 귀화를 추진했던 것인 만큼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 국적을 얻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법제상벌위원회 참석을 위해 6일 입국한 에루페는 이날 밤 다시 출국했다. 법제상벌위원회는 추가 검토를 거쳐 그의 특별 귀화 자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