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락<br /><br />수필가·경주청하요양병원장
▲ 이원락 수필가·경주청하요양병원장

우리는 3차원의 공간 속에서 살아간다. 4차원 이상 무한 차원까지는 하나님의 작은 가방 속에 하나의 점(點)으로 들어 있어서 인간은 그것을 느낄 수가 없는 모양이다. 마치 우주가 탄생될 때, 빅뱅이라는 사건을 통하여 수백억 도의 열을 뿜으면서 순간적으로 하나의 점에서 우주가 생성되었다는 과학자들의 주장과 같은 원리이다.

시간과 거리를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에 맞게 필요한 길이로 토막 내어 작게 쪼개어 두었다. 이제 연말로 접어드는 시간이 되면, 사람들은 지나온 1년 동안 실적을 회상하고, 다음 해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하게 된다.

연말인 이때 나는 독자들에게 희망찬 송구영신으로 알찬 내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사업의 성공, 자녀의 좋은 학교 입학, 연구의 실적 쌓기, 더 행복한 가정생활 등을 다음 해에는 꼭 이루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것은 실행하기가 좀 막연하다. 그래서 나는 당신의 성공이나 더 좋은 내년을 위해 약간의 제안을 하려 한다.

21세기는 20세기와는 다른 세상이 전개될 것이다. 각자의 생각은 매우 예리해져 가고, 앞으로는 더 치밀성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조직을 운영하는 자는 좀 더 현실에 맞는 운영프로그램을 가져야 한다. 계획을 수행 할 때 만나는 상대도 첨단적 사고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시간도 더 잘게 쪼개어 하루를 보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목적을 막연하거나 희미한 것에 두지 않고 목표는 실현성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현실성이나 성취 가능성이 없는 너무 거창한 것은 돈키호테적 발상이다. 생각으로만 가능한 것을 목표로 추진한다면, 곧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세상일에는 단번에 이룰 수 없음으로 조금씩 해 나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세나 재력 정도 등 어떤 목표수행에는 여러 해가, 때로는 평생 동안 걸릴 수도 있다. 이런 것은 해마다 조금씩 이루어 나가야 할 목표가 될 것이다. 여하튼 차근차근히 해 나가야 한다. 세상일에는 단번에 뿌리를 뽑아버리는 일은 거의 없다.

행복한 가정을 꾸미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면, 그는 이제까지 갖고 있던 행복을 받을 자세가 바른 것이었는지를 반성해 보아야 한다. 행복을 위해 자기는 변하지 않고, 상대가 변하도록 하는 계획은 의미가 없다. 끊임없는 인내심과 안착된 마음이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욕을 가지고 너무 크게 작정하는 경우도 있다. 그에게 “왜 그렇게 큰 계획을 세우느냐”고 물으면 간혹 “못 이룰 계획이지만 이렇게 계획을 크게 세워야만 조금이라도 더 크게 일을 이루어낼 수 있어요”라는 대답을 들을 때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정작 오해하고 있는 친구 관계를 풀어 본다든지, 인성의 변화나 예술 분야는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그러나 얼마나 많이 독서를 하고 예술의 어느 부분을 어느 정도로 노력해 볼까 등은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연말인 이때, 세월이 지나면 엉뚱한 길로 들어가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한 번쯤 나아갈 길을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계획을 실행하려고 작정을 할 때에는 굳은 결심이 강할수록 완수하는 능력이 증가된다. 강한 결심으로 그 계획의 실행을 습관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습관화란 여러번 반복함으로써 `하기 싫다`는 등의 저항감이 없이 자연스레 행하게 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습관화되기 까지는 매우 힘들다. 적어도 10회 이상을 반복해야 저항심이 줄어들고, 30회 이상 되어야 몸에 밴다고 한다. 학교 공부도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는 훈련을 여러번 반복해야 습관화 된다. 모두가 더 좋은 내년이 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