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탐사
다시 형산강에서…
(18) 포항·경주 민관협력이 마침표

▲ 포항시 남구 유강리 인근 형산강 하구의 일출 무렵.

국토연구원은 지난 18일 경주시에서 최종보고회를 통해 포항과 경주, 도 도시의 민관 인사들에게 `형산강 지역 상생발전 기본구상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용역에 포함된 주요 사업들은 형산 사이언스밸리 등 이미 중간보고회에서 제시된 내용들이 대부분 주를 이뤘다.

국토연구원의 이번 용역은 각종 사업들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두 도시의 지자체와 민간 부문이 실질적인 추진 기구를 결성할 것을 제안함으로써 스스로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민관협력추진단 구성

국토연구원은 형산강 수변활동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한 실행기능의 목적으로 민관협력 추진단을 구성 및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형산강두레`나 `형산강협동조합`등으로 명명할 수 있는 이 조직체에는 지역전문가, 자원봉사자와 시민단체, 지역주민소위원회, 형산강 전담추진기구, 지역업체 등이 참여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결성된 민관협력추진단은 형산강의 날, 형산강 축제, 문화생활교육, 생태지도 작성, 형산강 공동브랜드화 및 역사문화관광지도 제작, 상생로드, 생태학습, 인도교, 조류생태탐방로 등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 조직은 또 자원봉사자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통로가 되며 모니터링도 가능하게 됨으로써 형산강의 굿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효과도 이뤄진다.

상생발전 조례제정으로 정부 국정운영 변화 반영해야
두 도시간 공동체 의식 공유 위한 행정력 배치도 중요


□실천을 위한 조례 제정 필요성

국토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형산강 프로젝트의 연속성과 실천성을 높이기 위해 `형산강지역 상생발전 조례`를 제정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원은 이를 통해 정부의 국정 운영 변화를 반영할 수 있다며 이미 대구시와 경북도가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를 창립하고 그 운영을 위해 지난 11월 제정한 `대구경북경제통합추진조례`의 선례를 들었다.

연구원은 두 광역단체가 이를 통해 상생협력의 비전 전략 및 각종 계획 정책, 공동협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대응 방안과 심의의 근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또 관련 계획과 사업이 상위계획에 반영되도록 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2016년 2월말 완료 예정인 경북도의 `2016년 지역발전시행계획`과 경주와 포항시의 `중기종합발전계획`(비전2030 등) 등을 언급하며 포항중추도시생활권발전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며 이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선도사업 선정해야

국토연구원은 경북도와 포항시, 경주시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사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형산강 지역상생발전 선도사업`을 선정할 것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선도사업의 선정기준으로 `형산강의 미래발전 비전과 부합도가 높은 사업`을 우선제시해 적절성과 참신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실현성과 지속가능성이 높은 사업`도 선정기준에 포함됐다.

특히 국정과제 및 중앙정부 정책방향, 주요 추진시책과 중앙부처 공모사업 등과 정합성이 높은 사업이 중요하며 지자체가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하거나 계획하는 사업도 감안해야 한다. `지역현안 해소 등 주민체감도가 높은 사업`도 선정기준이 된다.

시민행복도 및 삶의 질 제고 차원에서 주민불편 및 애로사항 해소, 생활 속에서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 주민 숙원 및 수혜도가 높은 사업 등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는 것이 국토연구원의 전략이다.

이밖에 `사업투자 대비 지역 파급효과가 높고 환경훼손이 적은 사업`도 선정기준에 포함할 수 있는데 과도한 환경훼손, 대규모 개발사업, 재정투자 소요사업은 제외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연구원은 조언했다.

□두 지자체 후속 대책 세워야

사업의 뼈대가 될 기본구상에 대한 최종보고회를 마친 형산강프로젝트는 앞으로 40여개의 세부사업을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형산강 역사문화공원` 조성 등 21개 선도 사업에 9천308억원을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포항과 경주의 상생협력에 새로운 전기가 되고 있는 이번 사업은 복지 예산 증가 등 국가재정난으로 인해 신규 사업의 시행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와중에서 소외돼온 지역의 공동자산인 형산강을 활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가 있다. 각종 수변시설을 조성해 삶의 여건을 개선하고 공동협력의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바람직한 공간개발사업의 새로운 사례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은 과제는 전문가집단의 이번 제안을 경북도와 두 지자체가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민관협력추진단의 구성과 조례 제정이 우선시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형산강미래포럼 한영광 운영위원장은 “국토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형산강 프로젝트의 핵심은 도 도시의 교류와 이를 통한 공동체 의식의 공유가 관건”이라며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양식 경주시장이 민간과 함께 이 부문에도 행정력을 배치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10월28일 포항시에서 열린 형산강 상생발전기본계획 보고회의 모습.
▲ 지난 10월28일 포항시에서 열린 형산강 상생발전기본계획 보고회의 모습.

두 도시 여성지도자 50명 설문조사
형산강 현안 문제는 `수질오염`
지역간 교류활성화 등 원해

포항과 경주의 시민들이 생각하는 형산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질 오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경주시청에서 최종보고회를 가진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형산강 지역상생발전 기본구상`에는 두 도시 여성지도자 50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초 실시한 `이용자 측면의 설문조사` 결과가 포함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형산강의 현안 문제`에 대해 수질오염(31.7%), 수목 및 수변림 부족(25.0%), 수변활동 공간 부족(13.3%)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어 유량 부족, 도로 단절성, 경관 훼손, 접근성 불편 등의 답변도 있었다.

`형산강의 이미지`로는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수변공간(48.5%), 형산과 제산의 설화(18.2%), 제철산업의 성공요소(13.1%)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부조장터, 신라의 젖줄, 소설 무녀도, 한국전쟁 격전지 등의 답도 눈길을 끌었다.

응답자들은 `방문횟수`에서는 연 1~2회(43.6%), 주 3회 이상(23.1%), 주 1회 정도(17.9%), 월 1회 미만(15.4%)로 응답해 형산강이 그 위상에 비해 이용률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주 3회 이상이 다음 순위를 차지한 점은 경주시민들의 형산강 둔치 체육시설 이용이 잦은데 따른 결과로 보여 형산강 프로젝트의 사업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경주와 포항의 여성지도자들이 생각하는 `경주-포항 상생발전을 위한 우선요소`는 두 도시 간의 교류(공동체 의식)가 50.0%로 가장 높았으며 동일생활권(교통로 확보) 25.0%, 강 문화 기반 도시재생(12.5%)의 순이었다. 기타 응답에는 시민참여프로그램, 행정칸막이 탈피, 역사문화권 상징성 확보 등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 이대환 소장은 “이번 조사에서 두 도시의 여론주도층이 형산강의 환경문제에 대해 가장 큰 우려를 나타낸 점은 공동협력을 통해 개선의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공동체 의식을 선결과제로 꼽은 점도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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