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한식<br /><br />대구·경북부
▲ 심한식 대구·경북부

2015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보내기를 준비하면서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있다. 직업의 특성상 올해도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기억에 남는 사람은 얼마 없다는 것이다.

“왜일까”라는 질문의 대답은 가슴으로 만나지 못하고 형식적으로 만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성경에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해타산적인 사랑이 아닌 순수한 사랑, 남을 내 몸처럼 아끼는 사랑이 바탕에 깔리지 않는 믿음과 소망은 한낱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리라.

사람을 가슴으로 만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더욱이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금, 의심 없이 상대방을 믿어주고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가슴으로 이야기하는 상대방에게는 언제나 나의 가슴도 열린다.

이런 확신은 현재 제18회 경산시의회 제2차 정례회를 보면서 더욱 굳어진다.

2016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는 경산시의회는 상임위 활동을 통해 114건 124억 7천111만 1천원을 삭감하는 계수조정안을 내어 놓았다.

이 조정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다시 조정되겠지만 삭감된 금액 대부분이 사업을 진행하고자 경산시가 부담해야 하는 시비의 부분삭감이나 전액삭감이 차지하고 있다.

시의원의 개인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수도 있겠지만, 집행부 공무원들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예산확보에 나섰는지, 형식적인 예산수립이 아닌 시민의 처지에서 예산의 적정성을 따졌는지 묻고 싶다.

시민을 위한 예산이라면 말뿐이 아닌 시의원의 가슴에 다가갈 수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접대로 상대방의 마음을 돌리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다. “한마디 말로 천냥 빚을 탕감 받을 수 있다”고 믿은 우리 선조의 믿음을 욕되게 할 수는 없으니까.

약자가 강자에게 양보하기는 쉬운 일이지만 강자가 약자에게 양보하기는 쉽지 않다. 체면도 따지고 자신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자의 양보는 사회에 큰 파장을 가져오고 그 영향력도 크다.

자신이 강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슴으로 써내려가는 사랑으로 2015년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경산/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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