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류나무는 석류나무과 갈잎큰키나무로 꽃말은 `자손 번영`이다.
“메마른 가지에 석류 한 송이 / 가을은 외로운 석류의 계절”(장은숙 노래 `석류의 계절)

석류의 원산지인 페르시아를 중국에서는 안석국(安石國)이라 한다. 처음 석류를 본 사람들이 그 울퉁불퉁한 모양이 마치 혹과 같다고 유(溜)라고 했고, 안석국에서 왔다고 하여 안석류라고 부르다가 후에 석류가 되었다.

생김새 때문에 수류탄을 손 수(手), 석류 류(榴), 탄알 탄(彈)으로 쓴다. 손으로 던지는 석류 폭탄이란 의미이다. 석류는 여성에게 참 좋은 과일로 알려졌다. 석류에는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어서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미녀들의 사랑을 받았다. 중국의 절세 미녀로 알려진 양귀비는 석류를 무척 좋아해서 당 현종은 양귀비를 위해 궁궐에 석류나무를 심었다. 서양에서는 코가 높은 미녀로 알려진 클레오파트라가 석류를 즐겨 먹었다.

석류는 안에 많은 씨가 들어 있으므로 다산의 상징이었다. 혼례복인 활옷이나 원삼의 문양에는 포도와 석류문양이 많이 보인다. 포도·석류가 열매를 많이 맺는 것처럼 자손을 많이 낳으라는 뜻이 담겨 있다. 혼례복뿐 아니라 민화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한다. 또 석류의 모양이 보석을 간직한 보주머니 같아서 사금대(沙金袋)라는 별명까지 겸하여 부귀(富貴)의 뜻을 지니고 있어서 직물에 수놓이고, 건물 단청에도 그려졌다

중국 제(齊)나라 안덕왕 연종이 이조수의 딸을 맞아들여 왕비로 삼았다. 뒷날 황제가 왕비를 총애하자 왕비의 어머니인 송씨가 두 개의 석류를 황제에게 바쳤는데 여러 사람에게 물어도 그 뜻을 알지 못하였다. 이때 이조수가 말하기를 “석류는 껍질 속에 알갱이가 많은 과일입니다. 왕께서 혼인하시었으므로 왕비의 어머니가 그 자손이 많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바친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하였다. 황제는 크게 기뻐하여 이조수에게 좋은 비단 두 필을 하사하였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