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문<br /><br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 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KTX의 개통으로 포항에서 수도권, 주요 대도시, 인천공항 등으로 오가는 시민들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고 물류비용절감과 관광산업의 활성화로 지역경제가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빨대효과로 인한 지역경제 쇠퇴를 염려하는 이들도 많다. 백화점, 명품아울렛, 병원 등이 주요 대상일 것인데 특히 포항의 경우는 수도권의 영향만이 아니라 KTX 다음 정차역으로 30분 안팎에 도착할 수 있는 동대구역 역세권 개발의 영향이 지대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대비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프랑스의 경우, 고속철도 개통 후 무박여행이 종전 25%에서 60%로 증가했고 수도권 중소도시에 거주하면서 파리로 통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한 측면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방 정차역 및 주변도시가 지역경제의 중심지가 되면서 수도권 인구분산에 기여하기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신간선 개통 이후 중거리 통근자가 1988년 6천명에서 2000년 4만2천명으로 늘어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수도권 정차역의 경우, 야마토는 학원도시, 사또는 패키지관광, 중간역인 요코하마역과 시나가와역은 컨벤션센터, 비즈니스 등 특화기능을 발달시켜 부도심 지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미정차도시인 츠바에, 시즈오카 등은 상권이 위축되어 인구가 감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고속철도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상황에 따라 다르기에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포항의 경우에도 KTX로 인해 어떤 부분은 발전하고 어떤 부분은 쇠퇴하게 될 것이므로 우리는 부정적인 영향들을 극소화시키고 긍정적인 영향들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지난 9월에 포항역에서 타고 내리는 KTX이용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118개의 응답을 얻었다. 응답자들의 39.0%가 포항에 살고 있고, 서울 20.3%, 대전 5.1%, 부산 5.1% 등이었다. 이들의 최종목적지는 서울 44.9%, 포항 22.9%, 대전 3.4%, 대구 5.9% 등이었고, 이들의 직업은 학생 20.3%, 주부 16.1%, 비즈니스 고용인 11.0%, 대기업고용자 10.2% 교육·연구직 6.8% 등이었다. 여행목적은 친지방문 24.8%, 휴가 및 관광 25.6%, 사업 20.5% 등이었고, 여행의 길이는 1박2일 29.3%, 당일 26.0%, 2박3일 26.1% 등이었다. 포항역에 내려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죽도시장 21.4%, 호미곶 22.5%, 영일대 해수욕장 17.5%, 구룡포 9.8% 등이었다.

우리는 포항역과 도심을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포항역과 도심 및 주요지역을 버스노선 연장과 택시운행을 통해서 해결해야 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포항역 인근에 종합환승센터를 건설하여 좀 더 다양하고 편리하게 시민과 관광객들을 도심의 죽도시장·영일대해수욕장·포항운하, 그리고 호미곶·구룡포·영덕 등 주변지역으로 수송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서 포항이 가기 쉬운 곳이고, 브랜드화 된 관광명소가 있고, 글로벌기업과 한국 최고수준의 대학과 연구소들이 있음을 알려서 좀 더 많은 이들이 찾게 해야 한다. 물론 포항의 여러 지역들을 상응한 볼거리 있고 비즈니스 하기 좋은 곳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역세권개발이 시급한데,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면 도심활성화가 힘을 잃을 것이므로 어느 정도 규모의 역세권을 개발할 것인가 좀 더 정책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전문병원, 명품아울렛, 테마시설 등 앵커가 될 만한 산업이나 시설 유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포항의 KTX개통을 통해 포항과 동해안권이 발전의 큰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방치하거나 시장경제에 맡기기 보다는 체계적인 계획수립과 민관협력을 통한 집행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