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명수<br /><br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한국이 러시아를 통해 북한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의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에 정부기금이 첫 투입된다.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 간 철도 개보수와 나진항 개발로 러시아에서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물자를 실어 나르는 물류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북한 리스크`와 `사업 수익성 저울질`로 인해 지지부진하던 이 사업에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을 투입하기로 함에 따라, 다른 남북교류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여겨진다.

필자는 이전 칼럼에서 환동해권의 새로운 교통·물류 허브로 부상한 러시아 하산과 북한의 나진(항)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깨어나는 환동해 네트워크`와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를 결부해서 파악하고자 한다.

`환동해권 황금의 트라이앵글`을 구축하는 세 개의 꼭짓점은 러시아 하산, 북한 나진(항), 중국 훈춘이다.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의 활성화는 나진항을 통해 동해로 나아가려는 중국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환동해 물류 요충지-훈춘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된다.

훈춘은 러시아로 연결되는 장영자 세관과 북한으로 연결되는 권하 세관, 사토자 세관에 소프트웨어 부문과 하드웨어 부문을 보강하고 확충하면서 환동해 진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환동해권 물류는 이 세 개의 꼭짓점을 중심으로 확장·확산되고, `환동해권 경제교류의 장`도 이 황금의 트라이앵글을 중심으로 구축될 것이다.

동해로 직접 접근할 수 없는 중국은 환동해 교통·물류·관광 주도권을 잡기 위해 두만강 지역개발에 더욱 더 적극성을 띠게 될 것이다. 중국은 두만강 하류 일대에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18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북·중 권하세관 교량 건설과 신두만강대교 건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울러 두만강 삼각주 무비자국제관광구 조성도 준비 완료 상태라고 한다.

러시아 역시 한국과 중국 자본을 유치해 동해에 접한 극동의 항구들을 개발해 환동해권 물류거점을 확보하면서 극동지역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호와 포항호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한민국호는 `북한 리스크`와 `사업 수익성 저울질`에도 불구하고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도록 지원을 결정한 만큼, 러시아가 극동지역의 투자 환경과 통관 행정을 개선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면 어떨까? 러시아 경제전문 일간 `베도모스티` 10월 27일자에 따르면,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기업환경순위인 Doing Business 2016 순위에서 러시아는 183개국 중 51위였다. 그런데 통관 행정은 2015년 155위에서 2016년 170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러시아식 관료주의의 벽을 허물도록 자극을 주어야만 한다.

또한 대한민국호는 `광역두만(강)개발사업의 협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켜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촉진에 일조하면서, 환동해경제권 활성화에 앞장서야 한다. 나아가서 대한민국호는 신(新)동북아시대에 부응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러·중·일·몽골 등과 동해안 지자체들이 호연호통(互聯互通)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포항호는 무엇보다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가 `자원 수입형 모델`에서 탈피해 나갈 것을 염두에 두고, 포항영일만항으로 자원 외의 다른 물자가 수출입 되도록 하는 방안을 한 발 앞서 강구해 나가야 한다. 또한 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와 연계한 북방물류확보에 계속 노력해서 `북방물류 특화 항만-포항영일만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GTI 교역확대를 염두에 두고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 강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민관산학연이 합심해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가 삼위일체로 작동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면 `환동해 물류중심-포항`은 앞당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