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한식<br /><br />자치행정2부
▲ 심한식 자치행정2부

결실의 계절인 10월도 막바지에 이르고 누른 벼가 고개를 숙였던 들판도 빈자리가 늘어가고 있다.

1년 농부들이 땀 흘려 가꾼 농작물을 보며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이야기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하며 “나쁜 나무는 항상 나쁜 열매만 맺을까”란 질문을 던져본다.

나쁜 나무도 좋은 묘목을 접목시키고 상황에 맞게 정성스럽게 보살피면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농부는 좋은 나무든, 접목을 시킨 나무든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맞으며 정성스럽게 가꾸고 땀 흘린 보람을 열매(소출)에서 얻고 요행을 기대하지 않는다.

또 좋은 나무에 나쁜 나무를 접목시키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으며 콩 심은 자리에서 콩을 거두려고 하지 결코 눈 가리고 아옹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위를 둘려보면 땀 흘리지 않고 좋은 나무(의도)를 심었다는 이유로만 좋은 열매를 기대하거나 심지도 않은 콩을 거두려는 거짓 농부들을 보게 된다.

봄이나 가을이면 지자체들이 지역을 알리기 위한 각종 행사와 축제를 개최한다.

경산시도 이번 가을에 경산 갓바위와 경산대추를 알리기 위한 축제, 각종 타이틀이 붙은 대회를 개최했거나 일정을 잡아두고 있다. 이 모든 행사를 주관하는 기관(단체)이 자체경비를 한 푼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고 경산시나 경북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비용 안에서 행사를 진행하며 예산이 부족하다고 투덜거리는 현상도 같다.

또 시민에 대한 배려나 땀 흘림으로 좋은 결실을 얻고자 노력하기보다는 관람객의 수를 부풀리거나 동원 등의 편법으로 `성공작`이라 포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들은 아무리 기획과 계획이 좋아도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우린 쉽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자신이 해야 할 노력은 내팽개쳐두고 하늘의 뜻에 맡기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이지 결코 진인사대천명이 아니다. 농부는 자신이 정성으로 심은 묘목이라도 열매를 맺지 않으면 다른 묘목으로 교체해 다음해를 기다리며 또다시 정성을 쏟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콩을 심고 땀 흘려 노력한 후에 좋은 콩(성공)을 기대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하는 기관(단체)이 되길 늦가을을 보내며 기대한다.

경산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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