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세계군인체육대회가 11일 폐회식을 끝으로 `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이란 슬로건 아래 펼친 열흘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117개국 7천45명의 군인이 참가해 24개 종목(일반 종목 19, 군사종목 5)을 겨루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한국은 금 19, 은 15, 동 25개를 획득하면서 4위로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달성했다. 역대 대회 총 성적도 10위에서 7위로 세 계단 껑충 뛰었다. 최다국가, 최다선수, 최다종목으로 최고성적을 냈지만 비용은 최소경비를 들여 효율성이 높은 대회로 치렀다. 반면 북한의 불참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세계 117개국 군인 참가, 역대 최대규모… 열흘 대장정 성공적으로
지역자원 최대 활용, 최저비용으로 `알차고 내실있는 명품대회` 평가
경북도 다양한 관광상품 선보여… 전 세계에 전통문화 전파 큰 호응

□ 문경 세계군인체전, 무엇이 달랐나

우선 `알차게, 멋지게, 일류명품대회`로 치러졌다는 점이 돋보인다.

특히 개최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주관 기관이 가진 인력과 시설 등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맞춤형 대회`를 준비해 지역에서 치르는 국제대회의 좋은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최저비용으로 알뜰한 국제대회

국회에서 승인된 이번 대회의 총 예산은 1천653억원(국비 50%, 지방비 30%, 마케팅 수익 20%. 이전 CISM 대회가 모두 전액 국비로 운영됐던 데 반해 최초로 마케팅 비용 시도). 인천아시안게임의 예산 2조 2천억원 대비 7.4% 수준이다.

지난 5회 브라질 리우데 자네이로 군인체육대회에 투입된 2조원의 예산과 비교해서도 10분의 1도 안 되는 액수. 국제 대회에 유례없이 최저 예산으로, 그것도 인구 7만 8천 명의 작은 도시 문경에서 7천여 명의 대규모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었던 것은 시설과 인력의 비용을 최저화하는 지혜와 전략이 빛났기 때문이다.

24개 종목을 위한 경기장 31곳이 육·해·공군 5종 경기를 위한 일부 구조물 설치 외엔 모두 지역의 기존시설을 활용했다. 문경으로 이전돼 온 국군체육부대 시설을 그대로 이용하고 문경 인근 경북 지역 8개 도시로 개최지를 분산해 시설을 전혀 새로 짓지 않았다. 비용 부담이 큰 선수촌마저 영천 3사관학교와 괴산 군사학교, 문경으로 분산하고 문경 선수촌도 대회 최초로 캠핑카를 이용한 카라반으로 활용해 시설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지역 분산 개최로 인한 물리적 거리의 어려움은 접근 도로 확충과 IT를 이용한 통합정보시스템으로 극복했다. 국제적으로 인정된 기록 계측 시스템(TNS-Time and Score) 등 IT 기술을 접목한 대회 정보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타 대회 물자를 전환해 사용하는 알뜰한 지혜도 예산 절감을 크게 도왔다.

군 병력과 물자, 장비 활용으로 100억여원을 아꼈고 시상물자 전환이나 일부 경기장 물자 대여로 16억원을 추가로 절약했다. 이전 대회들이 모두 100% 국비로만 충당해 왔던 데 비해, 국비는 절반인 50%로 대폭 낮추고 지자체 예산 30%에 최초로 마케팅 수익으로 20%를 충당했다. 처음으로 개폐회식 입장권을 판매했고, 대회 기념주화도 발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 유일한 분단국에서 보낸 평화 메시지

올해는 분단 70주년이다. 전 세계 마지막 분단국에서 스포츠를 통한 우정을 나누고 세계 평화를 도모하기 위한 대회가 열렸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분단국에서의 개최 자체가 전 세계 평화의 메시지를 던졌다. 참가국 가운데 터키 선수단에는 6·25 전쟁 참전국도 8개 나라나 있었고, 참전 용사의 후손도 있었다. 6·25 당시 두 번째로 많은 파병을 했던 터키는 선수단 전원이 UN 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또 국군체육부대 안의 평화광장에는 참가국들의 국기가 동등한 모습으로 게양돼 평화의 메시지를 상징하고, 어울림의 마당을 열어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미국과 베트남 선수들이 입촌식을 함께 하며 서로 마음을 열고 포옹하는 등 참가 선수들이 갈등을 넘어 평화의 스포츠 축제를 위해 함께 하는 모습은 큰 울림으로 전해졌다.

 

□ 보여주기 아닌 어우러지는 대회

`스포츠를 통한 우정의 어울림`이란 슬로건에 맞게 이번 대회는 개막식에서도 처음으로 `보여주는 대회보다는 어우러지는 대회`가 됐다.

전 세계 군인들이 참여한다는 대회의 특성에 맞춰 우리의 전통민요 `쾌지나 칭칭나네` 가락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군인 동작으로 고안한 `솔저댄스`는 정복을 입은 참가선수들이나 관람객 모두를 함께 호흡하게 했다. 함께 어우러지는 대회를 만든 데에는 참가국들을 응원하고 한류 문화를 체험시키겠다고 솔선해 나선 서포터즈와 파견된 군인 인력, 자원봉사자들의 노력도 크게 기여했다. 선수들에게 한국 문화 체험 기회를 넓힌 곳곳의 문화 행사들도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됐다.

영천과 괴산, 문경 세 곳의 선수촌에서는 매일 저녁 문화 공연이 펼쳐졌고, 한국문화체험장과 CISM Club을 마련해 한국 문화의 맛과 멋을 즐기게 했다.

경북 지역을 비롯해 곳곳의 맞춤형 관광 체험 기회 또한 선수들에게 만족감을 더했다.
□ 소도시가 만든 `최초` 수식어

이번 대회는 여러 가지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최초의 카라반 숙소 도입, 최초의 마케팅 수익 창출, 최초의 기념주화 발행, 최초의 상이군인 동시 참여, 최초로 비회원국 초청, 최초로 서포터즈 운영, 개회식에 최초로 솔저댄스로 선수 동참 등 헤아릴수 없을 정도다.

모두 인구 7만 8천 명의 작은 도시에서 해냈다. 최저의 비용으로도 알찬 대회, 내실있는 명품대회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타 경기대회와 특별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 경북 특별관광 등 `흥행 성공`

117개국 7천여 명의 선수·임원들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던 `2015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는 풍성한 기록과 함께 수많은 이야기도 남겼다.

우선 경북도는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도내 8개 시·군 경기장에서 2015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의 다양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경북 특별관광 안내센터와 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해 1만여 명의 참가선수 또는 임원들이 특별관광 및 체험행사와 문화공연에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거뒀다. 대회기간 동안 문경, 영천, 충북 괴산 등 3개 선수촌에 경북 특별관광 안내센터를 설치하고, 관광통역 안내를 배치해 `실크로드 경주 2015 관람`, `유교문화체험관광`, `문경시티투어(2개 코스)`, `영천시티투어` 등 5개 경북특별관광상품을 운영하기도 했다. 선수 또는 임원단 719명은 직접 관광프로그램에 참가해 경주, 영주·안동, 문경, 영천 등의 관광명소를 돌아보며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경북도가 문경, 영천, 괴산(충북) 등의 3개 선수촌에서 선보인 경북특별관광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선수들은 틈나는 대로 영주 `풍기인삼축제`와 유서 깊은 사찰인 `부석사`, 안동의 하회마을, 경주 `실크로드 경주 2015`와 `불국사`, `대릉원`등을 관광하며 경북의 멋을 만끽했다. 쇼핑을 원하는 참가자를 위해 대형마트를 경유하는 등의 경북도를 홍보하기 위한 특별관광 프로그램도 돋보였다. 특히, 각 선수촌 문화마당에 설치한 `경상북도 특별관광 안내센터`에서는 전통복식 체험과 투호 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등 체험거리를 준비, 외국인 선수·임원들이 직접 왕과 왕비복, 선비복, 화랑복 등을 입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번 경북특별관광상품은 정해진 관광코스 이외에도 쇼핑, 전통사찰 관람 등을 위해 관광코스를 일부 조정하는 등 고객 기호에 따른 맞춤형 관광으로 운영하는 유연함을 보여 호평을 받았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각국의 선수들이 경북의 세계문화유산과 유교문화체험 등 우리의 전통문화에 특별한 관심과 찬사를 보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경험한 경북도에서의 특별한 체험이 대한민국을 더 깊이 이해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다양한 국제행사 유치와 특별관광상품을 기획하는 등 경북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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