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일간의 유럽 자유여행 기행
(4)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가다

▲ 그리니치 천문대 전경

1675년 찰스2세가 건립
1884년 세계표준시 선포
1937년 개관 해양박물관
수집품 250만점 모아 놓아

□세계표준시의 원점

런던의 `커티샥` 전철역에 내려 근처에 있는 그리니치 공원으로 향했다. 넓은 잔디밭에서 맑은 날씨에 아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여기저기 놀고 있다. 공원언덕에 있는 이 천문대의 정식명칭은 `영국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Royal observatory greenwich)`이다. 세계표준시(標準時)인 GMT(Greenwich mean time)가 이 시계에 의해 정해졌으며, 그 시계가 지름 약 1.5m의 크기로 천문대 출입문 우측 기둥에 붙어있다.

그리고 시계 바로 뒤에는 큰 고목이 우람차게 서 있어 오랜 세월 그 자취와 권위를 증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책에서만 보던 천문대 직접 보다

이 천문대는 1675년 찰스 2세의 명에 의하여 세워졌다. 영국이 대항해시대 세계 각국을 지배하면서 세계의 시각마저 자국중심으로 정해 버렸다. 그리고 워싱턴 회의(1884)에서, 이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선(線)을 경도 0도인 `본초자오선(本初子午線)`으로 통일, 세계만방에 선포했던 것이다.

구내에 만들어 놓은 본초자오선(prime meridian) 조형물 앞에서 사람들이 두 발을 벌려 동(east)과 서(west)를 짚고 서서 좋아라한다. 이 천문대는 2차 세계대전시 런던침공이 있자, 켐프리지대 등으로 옮겨 다니다가 1998년에 문을 닫았고 지금은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관측시설과 시계류, 그리고 천문대 역사자료를 보관 및 전시하고 있는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그리니치`라는 이름은 이곳 런던 동네 이름(Greenwich)을 따서 지은 것으로, 이 언덕에서 런던시내 건물과 템즈강 주변 일부가 내려다보인다. 옛 학창시절 책에서만 보았던 그 천문대를 반세기가 지난 오늘 직접 와서 볼 줄이야, 꿈만 같았다.

 

▲ 그리니치 천문대 앞 제임스 울프장군 동상
▲ 그리니치 천문대 앞 제임스 울프장군 동상

□영국 제임스 울프장군 동상

천문대 건너편 쉼터에 런던 시내를 내려다보고 서 있는 높다란 동상이 있다. 동상 전면 하단에 `WOLFE`라고 쓰여 있다. 천문대와 관련된 사람인 줄로 알았으나, 영국 장군인 제임스 울프(1727~1759)의 동상이었다.

그는 영국군이 캐나다의 지배권을 놓고 7년 동안 프랑스군과 싸웠는데 1759년 퀘백 전투에서 프랑스군에게 승리함으로써 캐나다를 영국령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장군이다. 이곳 그린위치에 살았다고 해 동상을 세웠다.

 

▲ 그리니치 천문대서 본 영국 국립해양박물관 원경.
▲ 그리니치 천문대서 본 영국 국립해양박물관 원경.

□영국 국립해양박물관

천문대를 관람 후 공원 옆에 있는 영국 국립해양박물관에 들렀다. 1937년 개관해 세계를 주름 잡았던 대영제국의 해양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무려 250여 만점의 해양 수집품이 전시돼 있다. 항해법, 배의 모형, 항법계기며 당시 영국 해군의 발자취가 잘 보존되어 있고 해양 관련 서적보관은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이 곳 그리니치는 영국패권의 상징적인 도시이다. 세계 식민지화에 열정적이었던 여왕인 엘리자베스1세의 출생지이자 그에게 충직했던 울프 장군이 살았던 곳이다. 이곳에 세계의 모든 시간까지 장악한 천문대를 만들고, 해양역사관을 만든 것은 모두 우연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이종기 시민기자

    이종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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