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구리밥은 개구리밥과 여러해살이풀로 꽃말은`위험한 사랑`이다.
개구리밥을 부초(浮草), 평초(萍草) 또는 부평초(浮萍草)라고 부른다. 부평 같은 이내 신세 혼자서 기막혀서 창문 열고 바라보니 하늘은 저쪽(고복수 노래`타향살이`) 너는 알리라 내 마음을 부평초 같은 마음을(현철 노래 `내 마음 별과 같이`) 이외에도 박윤경의 `부초`와 김용임의 `부초 같은 내 인생`은 노래 제목이 `부초`이다. 몸과 마음이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세상을 떠도는 신세타령이다. 개구리밥도 잎 뒷면에 흰색 꽃이 피지만 너무 작아서 보기 어렵다.

템나 공주는 태어날 때 유명한 점술가로부터 점괘를 받는다. 밤에 춤추는 것을 삼가라. 만약 밤에 춤을 추면 공주가 제일 아끼는 것을 모두 잃게 되리라. 원래 내성적이고 남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지 않는 공주에게는 이 말이 별로 걱정거리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왕과 결혼하고 난 뒤부터 공주에게 춤추는 기회가 많아졌고 자주 춤을 추다 보니 밤에 춤추지 말라고 하는 예언이 떠오를 때마다 춤추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러나 어떤 일이 있더라도 서산에 해가 지려고 하면 춤을 딱 멈추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공주가 춤출 일이 줄어들었다. 이웃 나라와 긴 전쟁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왕도 세 왕자도 모두 전쟁터로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승리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왕과 세 왕자가 모두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밤이 되자 횃불을 들고 승전의 노래를 부르는 백성들로 거리는 만원이었다. 이제까지 춤을 추지 못했던 백성들은 축하의 마음을 담아 춤을 추기 시작했다. 공주도 예언 때문에 지금까지 잘 지켜오던 밤에는 춤추면 안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함께 춤을 추고 말았다. 얼마 되지 않아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왕과 세 왕자를 태운 배가 돌아오는 길에 뒤집혔다는 불행한 소식이었다. 공주는 기가 막혀서 맨발로 냇가로 달려갔지만 모두 사망한 뒤였다. 백성들은 강가 언덕에서 슬피 울고 있었다. 공주의 눈에서는 눈물이 넘쳐흘렀다.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방울 하나하나가 개구리밥이 되어 떠내려가고 있었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