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한식<br>제2사회부
▲ 심한식 제2사회부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자신과 당을 위해 막말을 쏟아내는 국회의원이 국민을 당황하게 하더니 이제는 기초의원이 공적인 자리에서 득보다 실이 많은 자치단체장의 인사권 양보를 들고 나와 당황케 하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제177회 경산시의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정병택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의회사무국 직원의 인사정책과 읍면동장 인사권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정 의원은 “의회사무국 직원들이 의원들을 위해 수고하지만, 집행부의 직원들보다 근무평가에서 뒤처지고 인사권자가 시장이기 때문에 집행부의 눈치를 살펴 정확한 자료나 정보를 의원들에게 제공하지 못하니 사무국직원의 인사권을 의회에 양보할 수 없느냐”라고 물었다.

또 “시의원들도 시장과 마찬가지로 선출직이니 읍면동장을 임면(任免)할 때 사전에 의원들과 협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의 출발점으로 삼은 의회와 집행부가 동격이라는 생각은 무리수다. 똑같은 선출직이라는 무게중심에도 문제가 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다 선출직이지만 무게가 같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의회가 집행부의 견제수단이고 민의를 대변한다고 말하지만, 과연 민의를 대변하는지 묻고 싶다. 국회가 국민을 대표한다고 말하면서 자기들의 이익만 추구하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의회사무국 직원 15명이 자신들을 위해 고생하니 그들을 돕고자 하는 의중은 충분히 이해하나 지금이 아닌 미래를 보아야 한다.

의회사무국 직원들은 보조역할이지 주체가 아니다. 의원이 필요한 자료는 직원들이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찾고 상대방과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그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 시간과 인력낭비를 줄여야 한다. 의회사무국의 인사권이 의회에 있다면 과연 집행부와 인사교류가 원만하게 이루어질까도 의문이다. 서로 제사람 챙기기 경쟁이 눈에 뻔하고 이 탓에 인사철만 되면 잡음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할 것이다.

특히 읍면동장을 의원들의 기호에 맞춘다면 시정이 올바르게 추진될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내가 사무관으로 어느 동이나 읍면에 가려면 그 지역구 시의원에게 잘 보여야 하고 내 소신과 시정방향이 아니라 지역구 시의원의 요구대로 따라야 재임기간이 결정될 것이다.

지금도 일부 시의원들은 지역구 읍면동장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만약 시의원이 읍면동장의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기자의 비약일지는 모르지만, 지속적인 발전을 하고 있는 경산의 발전이 2000년대로 후퇴할 것이다.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어리석음이 없는 경산시의회가 되길 희망한다.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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